‘정치 똑바로 하라’ 호통쳤던 손학규, 변혁 권은희 ‘당비 미납’ 이유 축출

당권파, 최고위 의결권 장악...이준석 "선출직 최고위원 다 자르는게 바른 정치냐"

2020-11-11     조현경 기자
바른미래당
[매일일보 조현경 기자] 전날 청와대 만찬에서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에게 ‘정치를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지적한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11일 직책당비 미납을 이유로 들어 권은희 최고위원의 직을 박탈했다. 권 최고위원이 최고위원회의에서 축출됨에 따라 당권파가 최고위에서 다수를 차지하게 돼 의결권을 쥐게 됐다. 김정화 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 회의 직후 브리핑을 통해 “권 최고위원은 9개월 동안 당비를 미납했고, 당 사무처에서는 납부 독려 문자를 3번 보냈다”며 권 최고위원의 최고위원·전국여성위원장·지역위원장 직을 박탈하고 공직선거 후보자 신청자격을 박탈한다고 밝혔다. 이는 직무정지된 하태경 최고위원과 직위가 해제된 이준석 최고위원에 이어 권 최고위원까지 직을 박탈당한 것. 바른미래당 당헌·당규에 따르면, 직책당비를 6개월 이상 납부하지 않아 당비 납부 의무를 위반한 당직자의 해당 당직과 공직선거후보자 신청자격의 박탈을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바른미래당 최고위에서 당권파는 손 대표와 채이배 정책위의장, 주승용·김관영 지명직 최고위원을 포함해 4명이고, 비당권파는 현재 최고위 보이콧 중인 오신환 원내대표, 김수민 전국청년위원장 2명으로 당권파가 과반을 차지하게 됐다. 이와 관련, 이날 권 최고위원은 입장문을 내고 “손 대표는 계속 마음에 안드는 당직자는 털어내고 자기사람들로 채우고 있다”며 “손 대표가 당을 사당화하는 것을 최고위원으로서 막지 못해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오늘 마지막 남은 선출 최고위원인 저를 당비 미납으로 당직을 박탈했는데 저는 손 대표가 사당화한 당에 당비를 낼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며 “같은 이유로 월 200만원의 활동비를 주겠다고 하는 것을 거절했다. 제게 주기로 했던 월 200만원을 활동비로 가늠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당의 최고위원이라면 최고위원실은 아니더라도 책상 하나라도 배정하는 것이 공당의 품격인데 손 대표는 최고위원들은 안중에도 없고 본인이 가질 수 있는 것에만 급급했다. 당의 대표로서 리더십을 발휘하기보다 자신의 사당으로 혼자서 하고 싶은대로 쓰고 싶은대로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권 최고위원에 앞서 직위해제 징계를 받은 이준석 전 최고위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어제 손 대표가 청와대에서 황 대표에게 ‘정치를 그렇게 하면 안 된다. 정치를 좀 똑바로 하시라. 나라를 이해서 정치를 해야지 정권투쟁을 해서 되겠나’라고 했다고 한다”며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선출직 최고위원 전원을 자르는 형식으로 정치하는 건 똑바로 정치하는 방식인지 궁금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