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알바 일자리에 숫자만 역대급...통계청조차 “고용의 질 좋아졌다고 판단 어렵다”

제조업 취업자 수 19개월째 감소 중

2019-11-13     박지민 기자
[매일일보 박지민 기자] 통계청이 13일 발표한 10월 고용동향은 숫자로는 역대급이다. 전년 동월 대비 취업자 수 증가는 3개월 연속 30만명 이상 늘었고, 고용률은 23년 만에 최고치, 실업률은 6년 만 최저치를 기록했다. 청년층 고용률(15∼29세)도 44.3%로 1.4%포인트 올랐으며 청년 실업률은 7.2%로 1.2%포인트 떨어져 2012년 10월 6.8% 이후 7년 만에 가장 낮았다. 그러나 세밀히 살펴보면 평가는 달라진다. 산업별로 보면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15만1000명), 숙박 및 음식점업(11만2000명), 예술·스포츠·여가 관련 서비스업(9만6000명) 등에서 늘었고, 좋은 일자리인 제조업(-8만1000명)과 금융 및 보험업(-5만4000명) 등 줄었다. 특히 제조업 취업자 수는 19개월째 감소 중이다. 연령별로는 60대 이상(41만7000명), 50대(10만8000명), 20대(8만7000명)에서 늘었지만 정작 경제의 중추인 40대(-14만6000명)와 30대(-5만명)는 여전히 감소 중이다. 자영업의 경우는 고용원이 없는 나홀로 자영업자(10만1000명)는 증가하고,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14만3000명)은 큰 폭으로 줄었다. 취업자 수 증가 상당부분이 정부의 재정을 투입한 단기 일자리에 의존한 결과다.  이에 대해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경제활력대책회의에서 “10월에도 취업자 수와 고용률, 실업률 등 3대 고용지표가 확연히 개선되며 지난 8월 이후 뚜렷한 개선흐름이 더욱 공고화되는 모습”이라며 “최근 고용시장의 뚜렷한 회복세가 그대로 반영된 결과”라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취업자 증가는 인구 증가폭을 크게 상회하며 지난 8월에 이어 다시 한 번 40만명대를 돌파했다. 3개월 연속으로 취업자 증가폭이 인구 증가폭을 앞지르고 동시에 15~64세 고용률과 실업률이 모두 함께 개선된 것은 2002년 10월 이후 17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라고 했다. 또 “고용의 양적 지표뿐만 아니라 질적 측면을 보여주는 여러가지 지표도 개선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상용직 근로자는 2014년 2월 이래로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으며 고용보험 피보험자도 8개월 연속 50만명대 증가폭을 지속했다”고 했다. 그는 제조업과 40대 고용 부진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나타내는 데 그쳤다. 하지만 통계청 담당자의 판단은 달랐다. 정동욱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고용률이 상승했다는 부분은 취업자가 인구증감을 고려해도 증가한 것이니 긍정적 요인이다. (또) 1월과 4월을 제외한 나머지 달의 취업자가 증가를 해서 긍정 요인이 있다. (반면) 취업자가 40만명대 증가하고 있지만 제조업, 도소매업 부분 감소폭이 깊어졌다는 것은 부정적 요인”이라며 “고용의 질을 평가할 수 있는 항목이 하나밖에 없는데 이걸 보고 좋다 나쁘다 말하기 한계가 있다”고 했다. 고용의 질 개선 여부에 대한 판단을 유보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