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위원’ 자리는 ‘입각’ 대기표

김용준 총리 지명, 정권 참여 배제론 소멸…진영·윤병세·김장수·유민봉 등 중용론 ‘솔솔’

2013-01-27     고수정 기자

[매일일보]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24일 새 정부 첫 총리로 김용준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을 지명하면서 인수위 위원들의 입각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한 번 중용한 사람을 계속 중용하는 박 당선인의 인사스타일에 더해 국무위원 제청권을 지닌 총리 후보로 인수위 수장이 지명돼 인수위 인사들이 새 정부 첫 조각이나 청와대 비서진 인선에 포함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인수위원회가 지난해 말 출범할 당시만 해도 인수위원들의 입각 가능성은 극히 제한적일 것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

김 총리 후보지명자가 지난해 말 인수위원장으로서 기자회견을 할 당시 인수위의 목적과 관련 “(인수위원들은) 임무가 끝나면 각자 원래의 상태로 복귀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기 때문에 이 분들이 차기 정부로 옮겨가는 것을 전제로 임명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분명히 밝혔다. 이는 박 당선인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었다.

그러나 정작 자신이 총리후보로 전격 지명되면서 “지난번에 했던 말은 ‘인수위에서 일했던 사람이라고 해서 꼭 정부로 가는 것 아니다’라는 취지로 말했다”며 “인수위에서 일했던 사람이 전혀 정부로 가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다”라며 인수위원의 새 정부 입각의 문을 열어놓은 상태다.

또한 박 당선인이 한번 신뢰한 인사는 끝까지 함께하는 인사스타일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인수위원들의 입각 가능성은 더욱 커진다. 실제 박 당선인은 고(故)이춘상 보좌관을 포함해 이재만·정호성·안봉근 보좌관 등과 15년을 가족처럼 지낸 바 있다.

이러한 여건을 감안해 진영 인수위 부위원장이 대통령 비서실장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으며, 윤병세·김장수 외교국방통일분과 인수위원은 국가안보실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또 국정기획 수석에는 새 정부 조직개편을 주도한 유민봉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국정기획조정분과위 간사와 안종범 의원이 유력해 보인다. 안 의원의 경우 대선 캠프 정책 생산의 핵심 역할을 맡았던 만큼 중용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이와 함께 경제 부총리에는 박 당선인을 오랫동안 보좌해온 김종인 전 국민행복추진위원장과 국가미래연구원을 이끌고 있는 김광두 서강대 명예교수가 유력하다. 그러나 인수위에서 입각을 할 수 있다는 것을 고려한다면 류성걸 인수위 경제 1분과 간사도 후보군에 속한다.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는 조윤선 박근혜 당선인 대변인과 모철민 인수위 여성문화분과 간사가 예상된다. 모철민 간사는 문화부 차관을 거쳐 예술의 전당 사장으로 재직 중인 인물이다.

또한 국민통합을 거스른 인사로 야당 등에서 강한 사퇴 압력을 받았던 윤창중 인수위 대변인이 청와대 홍보수석이나 정부 고위직을 맡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왔다. 인수위원뿐 아니라 인수위 전문위원과 실무위원들도 새 정부와 청와대에서 핵심 보직을 맡을 것이라는 예상도 설득력을 더해갔다.

경제전문가인 강석훈 위원의 경우 보건복지부 등 경제관련 부처로의 입각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과거 김대중 전 대통령의 당선인 시절 인수위원장을 맡았던 이종찬 전 의원은 초대 국가정보원장을 지냈으며 노무현 정부 인수위의 김진표 부위원장은 경제부총리 및 교육인정자원부 장관으로 중용됐다.

현 정부에서도 마찬가지다.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박재완 재정부 장관, 이달곤 청와대 정무수석, 현인택 전 통일부 장관, 진수희 전 보건복지부 장관,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 등 인수위 멤버들은 대거 정부 요직으로 이동했다.

최고지도자들의 이러한 인사 특성을 감안하면 새 정부도 이런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