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2선 후퇴...변혁, 신당 창당으로 기울었다
오신환·권은희·유의동 '보수통합 비판론자' 전면에
유승민 "당분과 대화할 계획이 없다" 통합논의 일축
2019-11-14 김정인 기자
[매일일보 김정인 기자]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이 당내 비당권파 모임인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 대표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새 변혁 대표로는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추대됐다. 유 의원이 2선으로 후퇴하면서 자유한국당이 추진해 온 보수통합 움직임은 더욱 주춤해질 전망이다. 유 의원은 대표에서 물러나면서 "당분과 대화할 계획이 없다"고 했다.
유 의원은 14일 변혁 비상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해 9월 말 '이대로는 안 된다'는 공감대를 형성한 의원 15분이 변혁을 시작했다"며 "많은 고민과 진통을 겪으며 온 결과 신당기획단을 출범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변혁의 1막이 이제 끝났다고 생각한다. 오늘 회의를 마지막으로 저는 변혁 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유 의원은 이어 "저희가 아직 정당의 형태를 갖추지 못해 리더십에 관한 당헌·당규가 있는 것도 아니고 해서 의원 15명의 생각을 여쭤보고 저는 오늘부로 물러난다"며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께 변혁 대표 자리까지 맡은 무거운 짐을 드리게 돼 송구한 마음입니다만 변혁을 잘 이끌어주길 당부한다"고 했다. 그는 그러면서 신당 추진파이자 70년대생 청년 의원들에 힘을 실어줬다. 그는 "권은희 최고위원과 유의동 의원이 신당기획단 공동단장을 맡았고 오 원내대표가 만장일치로 변혁 대표를 맡게 됐다"며 "70년대생이신 세 분이 변혁과 신당기획단을 잘 이끌어주길 바란다"고 했다.
변혁 신당 기획단이 오신환·권은희·유의동 3인 체제로 출범되면서 한국당의 보수통합론과는 한층 멀어지고 신당 창당에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보인다. 유 의원과 권 의원은 두 사람은 지난 10일 신당 기획단 행사에서 "황교안 한국당 대표가 최근 보수대통합을 제안했는데 한국당과의 통합은 없다"고 일축한 바 있다. 오 원내대표 역시 지난 12일 한국당의 통합 드라이브에 대해 "지나가는 말을 가지고 진지한 통합 논의를 한 것처럼 언론플레이를 하는 것은 통합 논의 발전에 전혀 도움이 안된다. 물밑 협상은 이뤄지고 있지 않다"고 일축한 바 있다.
유 의원도 이날 사퇴 발표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국당이 제안한 통합 기구에 당분간 참여 안 한다고 보면 되느냐'는 질문에 "그 기구는 한국당 기구 아니냐. 당연히 변혁은 당분간 참여하지 않고, 언제 구체적으로 말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사람을 정해 공식적으로 대화할 계획이 전혀 없다"고 했다. 또 자신이 보수통합의 조건으로 제시한 3대 원칙(탄핵의 강을 건너 개혁 보수로 나가며 낡은 집을 허물고 새집을 짓자)에 황 대표가 답을 주지 않는 상황에 대해 "그분에게 보수 재건 의지가 있는지 없는지 아직 판단하지 못하겠다"고 했다. 이와 관련, 황 대표는 이날 "기본적으로 협의체를 만들어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