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준 의혹들… ‘철옹’ 청문회 뚫을까
증여세 탈루·부동산 투기·두 아들 군면제 등 도마 위
2014-01-28 김영욱 기자
[매일일보] 김용준 총리 후보자에 대한 총리실과 정치권 등의 검증이 본격화되면서 증여세 탈루, 투기 등 각종 의혹이 확산되고 있어 내달 예정된 인사청문회가 주목받고 있다.김 후보자는 법질서를 바로 세워야 한다는 확고한 신념과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삶을 살아온 이력이 강점으로 꼽혀 총리 후보가 됐다. 하지만 최근 속속 제기되고 있는 의혹들은 과거 그의 삶까지 의심케 할 만한 내용이 많아 논란이 커지는 분위기다.김 후보자도 최근 주변 지인들과 만나 “소실 적부터 다 캔다고 하더라”며 검증에 대한 부담감을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현재 김 후보자에게 제기된 문제는 ▲두 아들 명의의 서초동 땅(대지면적 674㎡) 증여세 탈루 의혹 및 자금 출처 ▲1991년 세금징수 면피성 다세대 주택 건립 ▲서울 은평구 단독주택 등 8건의 부동산 투기 의혹 ▲두 아들 병역면제 ▲부산판 도가니 사건의 봐주기 판결 등이다.특히 두 아들의 병역면제는 1997년과 2002년 대선판을 뒤집어 놓은 당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 아들의 병역문제와 닮은 꼴이어서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김 후보자의 장남은 체중 미달로, 차남은 통풍으로 병역을 면제받았다. 김 후보자 측은 적법한 절차에 따라 면제받은 것이라고 해명하고 있으나, 장남의 경우 “석연치 않다”는 주변의 증언이 나오고 있다. 또 차남은 그가 앓았다는 통풍이 젊은 사람에게는 흔히 나타나지 않는 증세라는 점에서 의구심을 사고 있다.이른바 ‘부산판 도가니’ 사건에 대한 김 후보자의 과거 판례도 청문회에서 뜨거운 감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김 후보자는 대법관 시절 원생들을 불법으로 축사에 감금한 채 하루 10시간 이상의 중노동을 시키고, 저항하면 굶기고 구타를 가하고 살해한 후 암매장했던 1987년 ‘부산 형제복지원 사건’에 징역 2년6개월의 형을 선고했다.김 후보자가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삶을 살았다는 인수위의 설명과 정반대되는 판결이다. 이 사건을 조사한 검찰은 15년형을 구형했고, 1심에선 징역 10년, 2심에선 징역 4년의 판결이 내려졌었다.상황이 이렇게 흐르자 그의 청렴성을 자신했던 새누리당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도 그가 과연 청문회를 무사히 통과할 수 있을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새누리당은 28일 김 후보자에게 각종 도덕성 의혹이 제기됨에 따라 인사청문회 준비를 앞두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원내지도부는 일단 야당과 언론의 의혹 제기가 아직은 설(說)에 불과한 만큼 사실 관계를 정확히 파악하고 청문회 과정을 지켜보면서 김 후보자의 해명을 들어봐야 한다는 입장이다.다만 당내에서는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가 각종 논란에 휩싸인 채 국회 인준이 사실상 무산된 데 이어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공식적인 첫 조각(組閣) 작품인 김 후보자마저 흔들려서는 곤란하다는 판단과 함께 특히 김 후보자의 보다 적극적인 해명 및 대응을 주문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김기현 원내수석부대표는 “민주당처럼 무조건 의혹을 제기하는 것이야말로 구태가 아니냐”며 “사실관계를 파악해 보고 그에 대한 입장을 밝히겠다”고 밝혔다.청문회 과정이나 김 후보자의 해명을 듣고 나서 제기된 의혹의 타당성을 따져봐야 한다는 얘기다. 김 원내수석부대표는 “민주당과 상관없이 우리의 입장과 길을 뚜벅뚜벅 가겠다”고 했다.신의진 원내대변인도 서면브리핑을 통해 “아직 국회에 청문요청서도 오지 않은 시점에서 사실관계에 대한 확인도 없이 또 다시 의혹만 남발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밝혔다.한편 민주통합당 소속 청문위원들은 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꼼꼼한 검증을 예고했다.김 후보자 인사청문특별위원회 야당 간사를 맡은 민주당 민병두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1차모임을 갖고 “최근 북핵문제와 가계부채문제, 국민대통합 등 현안이 산적해 있는데 새 정부 초대총리로서 국정운영능력이 있는지 검증 하겠다”고 밝혔다.이어 “경제민주화와 복지확대를 이행할 의지가 있는지 검증 하겠다”며 “새 정부 초대 총리의 도덕성은 그 후 인사에 영향을 미치고 도덕적 기준을 제고한다는 점에서 반드시 도덕성을 검증하겠다”고 방침을 나타냈다.민 의원은 또 “인사청문회를 시작하면서 목표를 정하지 않겠다. 일부 언론에서 말하는 저격수라는 표현은 적합지 않다. 진실의 추적자라는 자세로 임 하겠다”고 말했다.인사청문위원으로 합류한 전병헌 의원은 “두괄식 낙인찍기 청문회가 아니라 모든 자료를 꼼꼼히 살펴서 결론을 내는 미괄식 청문회를 하겠다”고 각오를 드러냈다.홍종학 의원도 “경제민주화란 시대적 화두를 해결할 수 있는지, 그래서 양극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를 중산층과 서민 시각에서 꼼꼼히 따져보겠다”며 “총리로서 경제문제를 풀 능력이 있는지 따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