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롯데테마파크 조성 일정 '삐거덕'

대전시-지경부 협상 지체…3월 예정된 실시협약 늦어질 듯

2013-01-29     성현 기자

[매일일보 성현 기자] 롯데가 대전 엑스포과학공원에 조성하려는 복합테마파크가 정부의 부지 용도변경 반대와 조직 개편 등의 영향으로 당분간 지체될 전망이다.

대전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는 지난 28일 대전마케팅공사의 2013년도 주요업무보고를 받았다.

이 자리에서 김경훈 의원(중구2·민주통합당)은 “엑스포재창조 사업에서 연구개발특구 해제를 지경부에서 허락해 준다면 (지경부가) 다른 지역의 연구개발 특구도 모두 용도 변경을 해줘야 하는데 가능성이 있겠냐”라고 질의했다.

답변에 나선 채훈 대전마케팅공사 사장은 “엑스포재창조, 특히 (롯데)테마파크 건설 과정에서 지식경제부와 협의하는 행정절차를 거쳐야 한다”며 “엑스포재창조에서 공공성 문제로 지경부와 이견이 있는 게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앞선 지난해 1월 롯데쇼핑은 대전시와 ‘대전 엑스포 재창조사업’ 참여를 위한 상호 업무협약(MOU)을 맺고 대전시 유성구 엑스포 과학공원 내 33만㎡에 5200억원을 투자해 워터마크와 테마파크, 복합쇼핑몰 등으로 구성된 복합테마파크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7월 열린 사업설명회에서 공개된 내용을 보면 이중 10만7366㎡에는 패션관과 세계음식테마거리, 갤러리, 공연장, 영화관, 서점, 문화·아트센터, 교육·체험형 놀이시설, 장난감 전문 체험몰, 디지털파크, 과학기자재 전문점 등의 문화수익시설이 들어서게 된다.

식료품과 공산품만 없을 뿐 백화점이나 다름없다. 면적도 엑스포과학공원의 전체 크기(56만㎡) 대비 1/5에 달해 웬만한 중소형 백화점과 맞먹는다.

그러나 롯데의 복합테마파크 부지는 자연녹지지역으로 묶인 곳으로 특히 이곳을 포함한 그 일대는 연구개발특구로 지정돼 있어 이같은 대규모 쇼핑시설은 ‘연구개발특구의 육성에 관한 특별법’ 등에 따라 들어설 수 없도록 돼 있다.

이에 지역 시민·사회단체 측에서는 “대전시가 1993년 엑스포 개최 후 국민과학교육의 장으로 활용하겠다고 약속한 곳에 특정 기업을 위한 수익시설을 지으려 한다”며 사업 중단을 주장하는 실정이다.

이에 대전시는 지경부 관계자들과 접촉하며 용도 변경을 시도하고 있지만 연구개발특구를 상업용지로 변경해준 사례가 많지 않고 지역 여론이 부정적으로 흐르고 있어 협의가 난항에 빠진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채 사장은 이날 업무보고에서 “시는 시대로 공사는 공사대로 지경부 관계자들과 협의를 했지만, 현재 특구 관련 정부부처 조직이 바뀌고 있다”며 용도 변경 협의가 사실상 중단된 상태임을 시사했다.

현재 관가에서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정부부처 개편에 따라 그동안 엑스포과학공원에 대한 용도변경 승인 업무를 맡던 지경부 산하 연구개발특구기획단이 새로이 신설되는 미래창조과학부로 이관될 것으로 예견하는 이들이 많다.

이에 따라 대전시가 지난해 말에서 오는 3월로 연기된 실시협약 체결 전까지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올해 착공해 2016년 개장할 목표로 사업을 추진할 것임을 밝힌 바 있는 롯데의 계획에도 일정부분 차질이 예상된다.

각종 논란과 사업지연에 지친 롯데가 대전이 아닌 다른 지역에 테마파크를 조성할 것이란 얘기도 일부에서 나돈다.

이에 대해 대전마케팅공사 관계자는 “지경부는 엑스포재창조의 대의에는 찬성하면서도 의견 차이를 보이고 있는데 이 이견을 좁히고 위해 시와 마케팅공사가 노력하고 있다”며 사업 지연 가능성을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