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銀 임직원, 하나금융 행사가 밑도는 주가 ‘고심’

하나금융, 외환銀 주식 교환 이후 상장폐지
옵션행사가 1만원 내외 현 주가 수준 못 미쳐

2013-01-29     박동준 기자

[매일일보 박동준 기자]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을 부여받은 외환은행 임직원들이 미행사 스톡옵션 처리 방안을 두고 고심 중이다.

하나금융지주(이하 하나금융)가 외환은행을 100% 자회사 편입을 결정해 외환은행 상장폐지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스톡옵션 행사가액이 현 주가와 크게 차이나 당장 주식매수 권리를 행사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외환은행 임직원들이 보유하고 있는 스톡옵션 주식 수는 444만주 가량이다. 이 중 당장 행사 가능한 스톡옵션 주식량은 99만8815주이다.

행사가액은 각 직원마다 조금씩 차이가 나지만 1만원 내외로 현재 주가 수준인 7000원대와는 거리감이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28일 하나금융은 외환은행 주식과 하나금융 주식 맞교환으로 외환은행 잔여지분을 확보해 100% 자회사로 편입하겠다고 밝혔다.

이 계획에 따르면 외환은행 주주들은 하나금융의 주식을 교부받고 외환은행은 상장폐지된다. 하나금융 주식을 원치 않은 외환은행 주주는 주식매수청구권을 요구해 하나금융에 주당 7383원에 팔 수 있다.

하지만 스톡옵션을 보유한 외환은행 직원들은 주식매수청구가액 역시 스톡옵션 행사가액을 밑돌고 있는 상태라 사실상 허울뿐인 권리이다.

전직 경영진들이 주가 상승기에 대거 스톡옵션을 행사한 바 있다. 로버트 팰런 전 외환은행장을 비롯해 리처드 웨커 전 이사회 의장, 이달용 전 부행장, 장명기 전 부행장, 이주훈 전 외환카드 사장 등 론스타 측 인사들이 주를 이뤘다.

래리 클레인 전 외환은행장은 퇴임 전 스톡옵션을 행사해 100억원 가까운 차액을 챙겨 당시 비난을 샀었다.

이런 물량 속에 아직 미행사 스톡옵션 물량이 상당 수 남아 있어 하나금융은 향후 이를 어떻게 처리할지 관심사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보상안 등이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스톡옵션을 부여받은 직원들이 피해보지 않는 쪽으로 하나금융과 외환은행이 서로 협의해 향후에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하나금융은 지난해 외환은행 인수 이후 스톡옵션 제도를 폐지했다.

금융당국은 지난 2010년 ‘금융회사 성과보상체계 모범규준’을 제정해 금융권에 단기 성과를 중요시하는 스톡옵션을 폐지하고 3년 이상 장기간 성과를 평가해 소량의 주식을 무상으로 나눠주는 스톡그랜트(stock grant)를 실시할 것으로 권고했다.

하지만 금융당국의 권고 당시 론스타가 대주주였던 외환은행은 스톡옵션을 고수하다 하나금융이 인수 이후 이를 없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