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부, ‘선박 저속운항’으로 미세먼지 줄인다···내달 시행
부산항·인천항 등 5개 항만, 저속운항해역으로 지정
저속운항 시 선박 입출항료 감면 등 혜택 부여
2020-11-28 김천규 기자
[매일일보 김천규 기자] 해양수산부가 선박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내달부터 ‘선박 저속운항 프로그램’을 시행한다고 28일 밝혔다.
선박 저속운항 프로그램은 ‘항만지역등 대기질 개선에 관한 특별법’이 시행되는 내년 1월 1일 이후 운영될 예정이었으나 겨울철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올해 12월부터 조기 운영에 들어간다.
이 프로그램은 선박이 일정 속도 이하로 입항 시 항만시설 사용료 등을 감면해 주는 제도로 미국 로스앤젤레스항과 롱비치항 등에서 해양환경 개선을 위해 2001년부터 시행하고 있다.
국내 선박 저속운항 프로그램은 항만지역 미세먼지의 심각성 등을 고려해 선박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높은 수준의 혜택을 제공할 예정이다.
먼저 입항 선박이 가장 많은 부산항, 울산항, 여수항, 광양항, 인천항 등 주요 5개 항만을 선박 저속운항해역으로 지정한다. 저속운항해역 범위는 항만 내 특정 등대 등을 기점으로 반경 20해리이며, 저속운항에 참여할 선박은 선박저속운항해역 시작 지점부터 해당 항만의 도착지점 도달 시 까지 권고 속도 이하로 운항해야 한다. 또 컨테이너선과 자동차운반선은 12노트로, 이 외 선박은 10노트로 각각 권고 속도를 설정했다.
선박 저속운항 프로그램 참여 대상은 항만별로 미세먼지 발생량이 높은 상위 3개 선종 중 3000톤 이상의 외항선으로 항로 등을 통해 정상 입항한 선박이다. 항만시설운영자인 항만공사는 항만 대기질 악화, 현장 의견 등을 고려해 선종을 추가 지정하거나 권고 속도를 일부 조정할 수 있다.
이번 프로그램 참여 선박에는 항만별 감면액의 상한액 내에서 항만시설 사용료 중 가장 비중이 높은 선박 입출항료(톤당 111원) 감면 혜택을 부여한다. 입항속도가 빠르고 미세먼지 저감 효과가 큰 컨테이너선은 최대 30%, 기타 선박은 최대 15%의 감면율을 적용한다.
타 정책에 근거해 이미 선박 입출항료를 감면받고 있는 선박에도 추가 감면 혜택을 부여한다. 감면액은 증빙 검증 등을 거쳐 매년 결산 이후 선사별로 일괄 지급될 예정이다.
내달부터 이번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모든 선박에 매 항차마다 선박 입출항료를 감면해 준다. 다만 내년 1월부터는 선박 자체 사정에 따라 예외적으로 저속 운항을 한 선박에도 혜택을 제공하는 부작용을 방지하고 선박의 지속적인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연간 해당 항만 총 입항 횟수의 60% 이상 저속운항에 참여하는 선박에만 감면 혜택을 부여한다. 참여비율 기준은 연간 90% 준수를 목표로 매년 높여나갈 계획이다.
저속운항 프로그램 참여율이 높은 선사에는 △친환경 선사 실적 공표 △표창 수여 △기존 항만공사 친환경 프로그램 가점 등의 혜택도 추가 부여할 계획이다.
내달부터 참여하는 선사는 선박 저속운항 신청서와 관련 증빙자료를 내년 1월 말일까지 각 항만공사에 제출해야 한다. 증빙자료는 해양안전종합정보시스템(GICOMS)이나 전자해도(ECDIS)에서 위치와 시간 정보를 추출해 제출하고, 내년 1월부터는 해운항만물류정보시스템(Port-Mis)을 통해 신청서와 증빙자료를 제출하면 된다. 앞으로는 해운항만물류정보시스템과 선박 위치정보 시스템을 연계해 별도 증빙자료 제출 없이도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도록 개선해 나갈 방침이다.
김준석 해수부 해운물류국장은 “국제해사기구의 연구 등에 따르면 선박 속도가 20% 감소되었을 때 연료소모량이 약 50% 줄었던 것으로 분석되는 등 선박의 저속운항 시 미세먼지 저감효과가 기대된다”며 “선박 저속운항 프로그램이 항만지역 대기환경을 개선하는 데 기여할 수 있도록 이번 사업 시행기간 동안 문제점을 점검‧개선해 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