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화재 시 ‘대피먼저 ’라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

파주소방서 서장 김인겸

2019-11-28     김순철 기자

[매일일보] 가끔 각종 매스컴을 통해 화재로 인한 인명피해가 발생했다는 소식을 접할 때마다 사전에 화재시 “대피먼저” 라는 인식을 가졌더라면 사고를 예방할 수 있었을텐데 하는 안타까움을 느낄 때가 많다.
 
작은 화재에도 큰 인명피해가 있는 반면 큰 화재였지만 인명피해가 없는 경우도 있다. 

인명피해가 없는 화재는 공통된 한 가지 특징이 있는데 바로 사람들이 신속하게 대피했고 평상시 반복된 화재 대피훈련을 통해 대피요령이 몸에 녹아든 결과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아직은 화재 시 행동요령에 대한 국민 인식이 많이 부족한 실정으로 이제는 화재 시 대피가 먼저라는 국민들의 인식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최근 발생한 2건의 화재에서 대피의 중요성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2018년 11월 종로 고시원에서 화재가 발생하자 세입자는 화재 사실을 전파하지 않고 10여분간 불을 끄려다가 실패하고, 그 결과 7명 사망이라는 큰 인명피해가 발생했고 반면 2019년 06월 서울의 초등학교에서 방과 후 수업 중이던 학교에 화재가 발생하였지만 교사들이 학생 116명을 신속하게 대피시켜 단 한명의 사상자도 발생하지 않았다.  평소 대피가 먼저라는 인식이 있었다면 종로고시원에서의 안타까운 사상자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외국의 경우는 어떨까? 외국에서도 역시 비상대피를 우선하여 교육하고 있다.  영국의 경우 ‘Make a Home Escape Plan - 비상대피계획을 세워라’,‘Get out, Stay out, Call999 - 나가서, 돌아오지 말고, 신고하자’등 대피가 우선임을 교육하고 있다.  매년 4만여 건의 화재가 발생하는 점을 감안할 때, 70여 년 동안 발생한 화재는 280만여 건이고 직·간접 경험자를 10명으로만 가정해도 국민의 절반 이상이 평생에 한 번 이상 화재를 경험한 셈이다.  화재는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니라 지금부터라도 화재 시 대피 먼저라는 확고한 인식을 가지고 대피방법을 숙지해 둔다면 화재로 인한 인명피해는 점점 더 줄어들 것이라는 확신을 가진다.  더 이상 화재로 인한 안타까운 인명피해가 없길 바라며 이 글을 마친다.   파주소방서 서장 김인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