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인터뷰] 이태권 바로고 대표 “누구도 상처 안 받는 윈윈 추구한다”

열악한 라이더 근무환경 개선 취지로 지난 2014년 회사 설립 단가경쟁 심화에 라이더 수익 악화‧서비스질 하락 우려 나타내 사람 중심 경영 이어가…“100년 후 세상 감싸는 기업 만들겠다”

2020-12-02     신승엽 기자
이태권
[매일일보 신승엽 기자] “자신이 바로고 플랫폼에서 배달을 하는 것에 만족감을 가지는 라이더분들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우리의 핵심 목표는 ‘라이더분들의 인생을 어떻게 바꿀까’다. 그게 결국 바로고의 힘이다.” 지난 20일 서울 강남구 바로고 본사에서 만난 이태권 대표의 설명이다. 바로고는 지난 2014년 설립된 근거리 물류 정보기술(IT) 플랫폼 스타트업이다. 바로고 설립 당시에도 배달 시장의 성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했다. 하지만, 이전까지 배달 생태계를 하나로 모아주는 중심점은 존재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시장 생태계를 하나로 모으기 위해 바로고가 설립됐다.  이 대표는 “2014년에는 배달 대행 시장을 대표할 만한 회사가 없었다”며 “이런 환경 속에서 개별사업자 신분인 배달 라이더들의 근무 환경은 열악할 수밖에 없었고, 사회적 인식조차 부정적이라 라이더들이 업을 대하는 태도도 소극적이었다”고 조목조목 설명했다. 이어 “이 모든 것을 개선하자는 취지로 바로고를 시작하게 됐고, 브랜딩과 기업 간 거래(B2B) 계약을 위한 인프라를 마련하는데 집중했다”고 밝혔다.  최근 메쉬코리아와 부릉 스테이션 간의 문제에 대한 공정위 의견과 관련 이 대표는 라이더 및 지점장(허브장)들과는 프로그램 사용관계를 넘어 파트너 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배달 대행업에 종사하시는 분들 가운데 계약서를 보지 않고 플랫폼사와 프로그램 계약을 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며 “그러다 보니 결국에는 그분들에게 불리한 조항들도 들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바로고는 그런 불합리한 조항을 넣지 않으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바로고는 희망을 가질 수 있는 기회를 드리고 라이더는 그 기회를 활용해 행복할수 있게 되는 기조를 가지고 만들었다”며 “그 안에는 라이더의 안전도 들어가 있다”고 방점을 찍었다. 현재 배달 대행시장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이 대표는 “타 업체를 경쟁상대로 인지해 발생하는 단가 경쟁으로 라이더들의 수익구조가 열악해질 뿐 아니라 서비스의 질도 낮아질 우려가 존재한다”며 “사실 현재로서 배달 대행사를 결정하는 데 단가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지만, 향후 2~3년 안에는 ‘배송 퀄리티’가 더 중요해질 것이라 예측한다”고 전망했다.  이 대표의 이러한 기조에 발 맞춰 바로고는 바른 배달, 만족스러운 배달 서비스 퀄리티 향상을 위해 SLA(Service Level Agreement) 평가를 실시하고 있다. SLA 평가는 △라이더 배달 수행 건수 △고객 클레임 건수 △라이더 개인 평가 지수 △매장 평가 지수 등 일정 항목을 평가해 서비스 품질을 보완하고 향상시키는 시스템이다.  앞서 밝힌 라이더와 허브장과의 관계뿐 아니라 본사에서도 사람 중심 운영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지난 2016년과 2017년에는 외부투자 이전이라 상당히 힘든 시기였는데 당시 직원은 40여명이었다”며 “사실 5명으로 운영할 수 있었지만, 나머지 30명 이상은 올해를 위한 직원들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바로고 임직원 수는 약 150여명으로, 30~40명만 있어도 플랫폼사로서 회사 운영이 가능하지만, 아까 말씀드린 라이더분들의 기회를 창출하기 위해 100여명을 더 채용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스스로 해야할 일이 많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엑시트(EXIT)하는 것은 생각하지 않는다”며 “10여년 전부터 계속 상생의 구도를 만들고 싶었는데, 바로고를 통해 누구나 행복할 수 있는 기업이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언급했다. 마지막으로 이 대표는 “내 판단으로 기업이 흔들린다면 가족들이 다치기 때문에, 직원들에게는 밖으로 돌지말고 내 자신을 고민‧직시하라고 항상 말한다”며 “그래야 책임지는 가족들이 상처 안받는다고 얘기한다. 바로고가 100년 후에 제대로 세상을 따듯하게 감싸는 기업이 될 초석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