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중공업, 두산건설 지원하느라 허리 휜다
두산건설, 주주배정 유상증자 실시 검토
최대주주 두산중공업, 수천억원 조달 위해 외부 수혈 가능성 제기
2014-02-03 박동준 기자
[매일일보] 두산중공업이 그룹 계열 건설사인 두산건설 지원 때문에 골치를 앓고 있다. 두산중공업 자체적인 재무구조도 불안한 가운데 두산건설이 주주대상 유상증자를 추진해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3일 금융감독원 및 두산그룹에 따르면 두산건설은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검토 중이다. 두산건설은 이번주 내로 이사회를 개최해 3000억원 이상의 금액을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의 유상증자로 조달하는 방안을 결의할 것으로 알려졌다.두산건설은 올해 상반기 중 만기 도래 회사채 3000억원을 포함해 전체 4946억원의 회사채를 상환해야 한다. 여기에 각종 사업장의 PF(프로젝트파이낸싱) 및 공사대금을 지급해야 해 선제적인 유동성 확보가 절실한 시점이다.두산건설 유상증자가 주주배정으로 실시될 가능성이 높아져 두산건설의 최대주주인 두산중공업 역시 자금확보가 시급하게 됐다.두산중공업은 두산건설 지분 72.74%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주주배정 형식으로 유상증자가 실시될 경우 최소 2000억원 이상의 실탄을 두산건설에 쏟아부어야 한다.하지만 두산중공업 자체적으로도 불안한 재무구조를 지니고 있다는 것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 두산건설 유상증자에 필요한 자금을 어디서 조달할 지가 관심사다.금감원에 공시된 두산중공업 현금흐름을 살펴보면 최근 몇 년간 영업활동으로 창출된 현금흐름이 지속적인 순유출을 기록하고 있고 차입금은 증가하고 있다. 특히 지난 연말에는 일주일 가량 짧은 시기지만 상환 계획에 차질이 생기기도 했다.두산중공업은 지난해 11월 2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차환용으로 발행했다.당시 두산중공업은 공시를 통해 이 자금의 용도가 단기 차입금 1000억원 및 지난달 21일 만기 도래한 2000억원 규모 공모사채 상환 용도라고 밝혔다.하지만 두산중공업은 총 상환자금이 3000억원인데다 1000억 가량의 단기차입금은 일주일 가량 늦게 회사채를 발행해 자체적인 운영자금으로 충당했으며 부족한 자금은 추후 조달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두산중공업은 지난해 연말 20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한데 이어 지난달 14일 역시 2000억 가량의 기업어음(CP)을 발행한 것으로 알려졌다.관련업계에서는 CP 발행시점이 2000억원의 회사채 만기 직전이라 이에 대한 상환자금으로 쓰였을 것으로 보고 있다.이 때문에 두산중공업은 당장 자체 활용가능한 자금이 전무한 것으로 예상돼 외부 협조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할 가능성에 대한 관측도 나오고 있다.두산중공업은 두산건설 유상증자 관련 이사회 직후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을 방문해 이번 유상증자 등과 관련한 내용을 설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산은의 자금 지원을 요청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한편 지난 2011년 두산건설의 유상증자 당시 두산중공업은 두산건설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교환사채(EB)를 발행해 필요재원을 마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