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없다’ … 비서실장 인선 ‘임박’

朴당선인, 모든 일정 취소한 채 ‘막판 고민’ 거듭해

2014-02-03     김영욱 기자

[매일일보] 새정부의 대통령 비서실장과 수석 등 청와대 인선이 이르면 4일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박근혜 대통령당선인은 비서실장을 중심으로 국세청, 경찰의 협조를 얻어 총리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검증을 차질없이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비서실장은 대통령의 의중을 잘 알고 있고 정무 감각을 지닌 인사가 맡아왔던 관행에 따라 친박(친 박근혜)계 핵심 인사가 될 가능성이 높다.박 당선인이 인수위 인선을 발표할 때도 비서실에는 최측근 인사를 포진시킨 것과 마찬가지로 청와대 비서실도 친박계 실세를 기용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가장 먼저 거론되는 인사는 지난 총선과 대선에서 새누리당의 사무총장과 종합상황실장을 맡아 선거를 승리로 이끈 권영세 전 의원이다.권 전 의원과 함께 하마평에 오르는 인물을 살펴보면 전통적인 친박계 실세로 불리는 최경환 의원과 진영 의원, 현재 당선인의 비서실장인 유일호 의원 등을 꼽을 수 있다.또 각종 인선에 빠지지 않고 거론되고 있는 최외출 영남대 교수와 이정현 당선인 비서실 정무팀장도 강력한 후보군에 속한다.다만 통상적으로 지역구 국회의원이 대통령실장에 임명될 경우 의원직을 사퇴해야 하는 것을 고려할 때 최경환 의원과 진영 의원, 유일호 의원은 비서실장직을 맡을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국회 인사청문회 일정이 최대 20일 정도 걸릴 것을 감안하면 후임 총리 인선 작업을 더 이상 끌 여유가 없다는 점에서 박 당선인으로서는 시간이 촉박한 상황이다.이에 따라 그는 주말에 이어 3일 역시 인선 작업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후로 예정돼 있던 국정과제 토론회 일정도 연기됐다. 따라서 박 당선인의 비서실장 인선이 임박했다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총리 인선 발표는 ‘김용준 전 총리 후보 낙마’로 보다 신중한 검증의 필요성이 제기된 만큼, 내주로 미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대체적인 관측이다.이와 관련, 윤창중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대변인은 이날 청와대 비서실장과 국무총리 등 인선 발표와 관련 “현재로서는 아무런 움직임이 없다”며 “언론에서 (청와대 비서실장 및 국무총리 인선에) 관심이 많은 것을 알고 있지만 현재로선 아무런 움직임이 없다”고 밝혔다.당초 박 당선인은 장관 후보자 등 내각 인선 검증 작업을 맡기기 위해 비서실장 인선을 서두르고 있으며, 이에 따라 인선이 먼저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윤 대변인의 발언대로라면 이들 인선은 하루이틀 미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한편 박 당선인이 정부에서 인사 검증 인력을 지원받기로 했다. 경찰청·국세청 등 도움 받기로 한 것.박 당선인이 자체 인사팀의 검증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정부 기관들로부터 검증 관련 전문 공무원을 파견 받으라고 지시한 것으로 최근 전해졌다. 박 당선인 측은 이날부터 국세청과 경찰청, 기획재정부, 행정안전부 등 부처의 인력들을 추리는 작업을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박 당선인 측 관계자는 “검증과 관련해 정부기관들과 협조를 강화하는 체제로 바꾸려는 것”이라며 “그동안 우리는 개별적으로 후보자들에게 개인정보 제공 동의서(검증 동의서)를 받아서 독자적으로 검증 작업을 해왔다”고 했다.최근 여권에선 김용준 전 국무총리 후보자의 낙마를 계기로 “인사 검증의 전문성을 보완하기 위해 현 정부의 협조를 얻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고, 박 당선인이 이를 수용한 것이다.하지만 청와대에 총리나 장관 후보자들에 대한 검증을 통째로 맡기지 않는다는 방침은 유지할 것으로 전해졌다. 당선인은 시간에 쫓기고 있지만 전 정권에 인사 검증 작업을 맡기는 데는 부정적인 견해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박 당선인 측은 “인사 검증을 청와대에 ‘위탁’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안다”며 “필요한 경우 제한적으로 협조를 요청하는 수준일 것”이라고 했다.박 당선인 측 관계자는 “청와대에 인사 협조를 요청하려면 박 당선인의 인재 풀(pool)을 제공해야 한다”며 “그것은 박근혜 정부의 핵심 정보를 이 대통령 쪽에 넘겨주는 것과 같은 얘기”라고 말했다.인사 검증에 밝은 여권 관계자는 “인사 검증을 같이 한다는 건 박근혜 정부가 5년간 활용할 인재들에 관한 세세한 정보 및 그들의 약점까지 모두 다 넘겨주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이에 따라 기존 인선 스타일은 유지하면서 김 전 총리 후보자 인선 과정에서 놓쳤던 일부 기초 자료 검증 작업만 맡길 가능성이 높다.

장관 후보를 5배수로 압축해 검증을 시작한 당선인 측은 총리 후보 물색에도 속도를 내고 있지만, 취임식이 열리는 2월 25일 전까지 조각 작업을 마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