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모르는 국가기간통신사업자 KT

2020-12-03     김태균 기자
 
IT미디어연구소
지난 8월 프랑스 출장을 다녀오면서 세계 최대 규모 스타트업 인큐베이터인 프랑스 ‘스테이션 F'를 방문했다. 이곳은 아날로그와 관료제의 나라 프랑스가 디지털과 4차 산업 중심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곳이다. ’스테이션 F’ 건물은 3천개 이상의 스타트업 기업들이 입주해 있고 MS, 페이스북 등 다양한 국적의 세계적인 기업들이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다. IT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프랑스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는 현장이다. 프랑스 통신사 ’프리‘의 CEO 자비에 니엘이 한화 약3조원을 투자해 만든 이곳은 그가 만든 무료 코딩 학교 ’Ecole 42'와 더불어 전 세계 혁신의 아이콘으로 우리나라에서도 도지사, 장관들도 혁신DNA를 얻기 위해 수차례 방문한 곳이기도 하다. 한국도 이러한 역할을 할 수 있는 기업이 있다. 바로 KT다. KT는 제1국가기간통신망 사업자이며 동시에 대한민국 대표 통신사로 정부부처인 체신부 조직으로 시작해서, 한국전기통신공사(공기업), 한국통신(공기업)으로 이름을 바꾸고 2002년 정부지분을 뉴욕증시에 매각하면서 민영화의 길을 걸었다. 2009년 KTF와 한국통신이 합병하여 현재 KT가 되었다. 초기 대한민국 모든 국민들은 예외없이 유선전화기 1대 개통할 때마다 25만원씩 보증금을 맡겨주어 그 재원을 기반으로 매출 30조 규모 대기업로 성장했다. 명실상부 국민이 키워준 국민기업이다. KT는 여전히 ‘국가기간통신망사업자’로 ‘전기통신기본법’을 준수해야 한다. 동법 1조 3항에는 국민 통신 복리를 위해 의무를 명문화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KT는 국민의 통신 복리증진에 노력, 4차산업 신성장 분야에 대한 과감한 투자, 또는 프랑스 통신사 ‘프리’와 같이 국가를 개조할 만한 대규모 스타트업 투자, 'Ecole42‘와 같은 미래 선도적 투자를 했다는 얘기를 들어보지 못했다. 오히려, 국민이 만들어 준 자산을 매각하고, 수천억의 잘못된 투자를 하고도 무겁게 국민 앞에 책임지는 리더가 없는 3류기업으로 전락하고 있지나 않은지 걱정된다. 초일류기업 CEO가 와서 6년씩이나 경영하고도 KT를 이 지경으로 만들어 놓고 또다시 후계구도가 어쩌니 하고 있다는 기사를 볼 때 또다시 ‘4차 산업 혁신의 시기’를 놓치는 일이 일어날까 우려가 된다. 그래서 국민기업인 KT를 이끌어갈 리더는 이런 자질과 덕목을 갖춘 사람이었음 한다. 첫째, 국민들이 안심하고 편리하게 통신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도록 ‘공익성’에 대한 충분한 이해력을 갖추어야 한다. 둘째, 다양한 이해당사자(stakeholder)들을 조율·조정하는 능력과 산업에 대한 풍부한 경험을 갖춘 화합형 리더십이 절실하다. 그래야 지난 10여 년 동안 비난과 비리로 얼룩진 KT의 명예를 살릴 수 있다. 셋째, 강직한 윤리의식에 기초한 책임감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주인이 없는 국민기업에서 외풍에도 흔들리지 않고 미래성장에 매진할 수 있어야 한다. 끝으로, 이용자와 가입자인 국민들의 신뢰를 바탕으로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창조적 혁신 리더십이 있어야 한다. 기존 기득권을 내려놓고 고객인 국민만 바라볼 때 국민들이 사랑하는 기업으로 KT를 다시금 우뚝 설 수 있기 때문이다. 제대로 된 리더가 와서 국가와 국민을 위해 혁신하는 KT가 그 역할을 잘 감당하는 그날을 간절히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