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또 백마 타고 백두산 등정...연말 중대결정 발표 예고

2020-12-04     조현경 기자
김정은
[매일일보 조현경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49일 만에 다시 백마를 타고 백두산에 올라 미국에 대한 항전의지를 다졌다. 특히 부인 리설주는 물론이고 군과 노동당 지도부를 모두 거느린 행보였다. 마치 할아버지 김일성 주석이 식민지 시절 항일의지를 다졌던 행보를 따라하는 모습이었다. 이를 두고 북한이 미국과의 협상시한으로 정한 연말에 중대결정이 나올 것이라는 예고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를 뒷받침하듯 북한은 이달 하순 노동당 중앙당 전원회의를 소집해 중대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중앙당 전원회의는 그동안 북한의 국가노선에 대한 중대결정을 내려왔다.  4일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 등 북한매체보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전날 박정천 육군 총참모장과 군종 사령관, 군단장 등 군 간부들을 대동하고 리설주와 함께 백마를 타고 백두산에 올랐다. 조선중앙통신은 이 등정의 의미와 관련해 "백두광야에 뜨거운 선혈을 뿌려 조선혁명사의 첫 페이지를 장엄히 아로새겨온 빨치산의 피어린 역사를 뜨겁게 안아보시었다"고 보도했다. 할아버지의 항일행보를 따라했다는 의미다. 실제 김 위원장은 리설주, 군 간부들과 함께 모닥불을 피워 손을 쬐는 모습을 연출, 할아버지 김 주석이 부인 김정숙과 함께 항일빨치산들과 모닥불을 피우며 항일의지를 불태웠다는 과거를 재현했다. 다만 김 주석의 상대가 일제였다면 김 위원장의 상대는 미국이라는 점이 달랐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김정은이 이처럼 미국에 대해 강한 적대감을 드러내고 불굴의 저항 의지를 보여준 것은 그가 조만간 밝힐 '새로운 길'에 대한 적극적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했다. 이와 관련, 김 위원장은 백두산 등정의 취지에 대해 "제국주의자들의 전대미문의 봉쇄·압박 책동 속에서 당원들과 근로자들, 군인들과 청소년 학생들 속에 백두의 굴함없는 혁명 정신을 심어주기 위한 혁명전통 교양을 더욱 강화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세우기 위해서"(노동신문)라고 했다. 김 위원장의 '새로운 길' 결정은 이달 하순 열리는 노동당 중앙당 제7기 제5차 전원회의에서 나올 전망이다. 이날 노동신문은 "혁명발전과 변화된 대내외적 정세의 요구에 맞게 중대한 문제들을 토의결정하기 위해 전원회의를 소집한다"는 노동당 중앙위 정치국 상무위원회의 결정을 1면에 실었다. 북한이 미국과의 협상 결렬을 결정하고 '새로운 길'을 선택할 경우 북미 관계는 2년전으로 회귀하게 된다. 김 위원장은 정확히 2년전인 2017년 12월 백두산에 올라 미국과의 대화 노선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