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 이용계약 가이드라인’ 시작부터 ‘삐걱’
방통위, 사업자 간 불공정 행위 막기 위해 ‘가이드라인’ 제정
CP 측, 시장 자율에 맡겨야 ‘가이드라인 반대’ 성명 발표
2020-12-05 박효길 기자
[매일일보 박효길 기자] 정부가 ‘망대가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국회에서 공청회를 열었지만 첫날부터 콘텐츠사업자(CP)측이 반대 성명서를 내면서 삐걱거리는 모양새다.
방송통신위원회와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공정한 인터넷망 이용계약에 관한 가이드라인’ 공청회를 열었다.
인터넷망 이용과 관련해 그동안 국내·외, 대·중소 사업자 간 차별적 망 이용 조건 등 불공정 행위와 이용자 보호에 대한 사회적 논란이 계속돼 왔다. 이에 제1기 인터넷 상생발전협의체는 관련 가이드라인 제정을 방통위에 제안했고, 방통위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해 11월부터 공동으로 연구반을 구성해 가이드라인 마련했다. 이번 공청회는 가이드라인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듣기 위해 대중에 공개하고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열렸다.
반상권 방통위 이용자정책총괄과장은 “시장의 자치로 계약이 체결되면 되는데 (분쟁으로) 정부에 중재를 요청하는 일이 일어나고 있다”며 “시장의 메커니즘이 잘 돌아가지 않고 불공정행위가 일어난다면 정부가 개입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가이드라인은 법적 구속력은 없다”며 “가이드라인을 만들기 위해 사업자들에게 이해와 협조, 토론을 통해서 반영해 정부의 정책의 기준을 제시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인터넷서비스제공사업자(ISP, 통신사)와 콘텐츠사업자(CP)는 서로 간의 큰 입장 차를 보여왔다. ISP는 적정한 망 이용대가를 받아야 망투자를 통해 원활한 서비스가 가능하다고 주장하는 반면, CP는 CP의 콘텐츠를 통해 트래픽이 일어나게 하는 만큼 ISP가 망 이용대가를 받지 않거나 오히려 CP에 콘텐츠 투자를 해야 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번 가이드라인의 이해관계자 축 중 하나인 콘텐츠사업자(CP) 측의 입장을 대변하는 인터넷기업협회가 성명을 내고 가이드라인 반대 의사를 밝혔다.
인터넷기업협회는 “실효성을 담보할 수 없고, 국내 사업자에 대한 새로운 규제로 자리매김 할 갈라파고스적 가이드라인 제정절차를 중단할 것을 다시 한 번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김재환 인터넷기업협회 정책실장은 “가이드라인의 불분명한 용어와 구체적인 내용이 없기 때문에 반대한다”며 “이러한 내용들이 추가되면서 국내 CP들에 과도한 규제를 더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 법령으로 충분히 보호받을 수 있다"며 "불필요한 중복규제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윤상필 통신사업자연합회 대외협력실장은 “양사업자 간의 기울어진 운동장을 고착화되고 있는 현실"이라며 "인터넷 시장의 선순환 생태계 조성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CP의 영향력을 봤을 때 정부의 합리적인 정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