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생태계 지각변동] 車 연관 산업, 생존 우려…업종 전환만이 살길?

트랜스미션 등 강재 공급업체, 업종 전환 고민…신사업 진출 등 시도 자동차부품업계의 직서열 생산방식…내연기관 감소는 치명적 독소로 작용 직서열 방식, 위험부담은 모두 원청업자 몫…연구개발, 신사업 투자 불가능

2020-12-05     문수호 기자
현대차그룹
[매일일보 문수호 기자] 국내 최대 완성차업체인 현대차그룹이 친환경차 체제로 전환을 선언하면서 자동차부품업체와 관련 업계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현대차는 내부적으로 이미 지난해 현대다이모스와 현대파워텍의 합병하는 등 내연기관과 관련한 계열사의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현대파워텍은 내수판매의 경우 지난 2016년 395만개에서 2017년 325만개, 2018년 300만개로 줄었고, 수출은 2016년 62만개, 2017년 36만개에 이어 2018년 10만개 수준으로 줄었다. 이러한 수요 감소에 따른 실적 악화로 구조조정을 단행했고, 이는 곧 전기차와 수소차 등 친환경차로 전환을 촉발시켰다. 자동차부품업계 관계자에 의하면, 향후 5년간 판매계획은 어느 정도 윤곽이 잡히지만 이후에는 사실상 계획 수립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에 업계 내 구조조정과 업종 전환에 대한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실제 트랜스미션(변속기) 및 안전벨트용 강재를 공급하는 고탄소강 업체의 경우, 다른 철강업체가 고전하는 것에 비해 수익률이 높은 편이다. 그러나 앞으로 전기차 전환으로 변속기 수요가 급감할 경우 심각한 상황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고탄소강 공급업체는 동국산업과 한금, 나스테크 3사로 이들 전체 수요의 60~70%가 자동차 관련 수요다. 특히 업계 1위인 동국산업은 자동차강판 비중이 80%가 넘는다. 이들 3사는 모두 신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뚜렷한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동국산업은 컬러강판 설비를 도입했지만 실패했고, 나스테크는 회사 매각을 추진한 바 있다. 또 한금도 블록체인 등 스타트업에 관심을 두고 있다. 이들 업체의 수요처는 국내 자동차부품업체는 물론 보그워너나 보쉬, 평화발레오, 서진클러치 등 글로벌 자동차부품업체다. 글로벌 판매를 늘려 수요를 대체하려는 움직임도 있지만, 전세계 자동차 수요 감소는 똑같은 상황인 만큼 한정된 수요를 놓고 독일 철강업체들과의 경쟁이 쉽지 않다. 연관 산업뿐 아니라 자동차 1~2차 부품업체도 상황은 똑같다. 특히 국내에서 현대차가 체제를 확립해 놓은 직서열 방식의 공급체계는 1~2차 부품업체들에게 사실상 신제품 개발이나 신수요 개발에 대한 여지를 두지 않고 있다. 대형 1차 부품업체의 경우 그나마 새로운 업종 전환과 신제품 개발 등에 대한 여력이 있지만, 2차 이후의 부품업체들은 사실상 직서열 공급체계에서 오는 수수료에 가까운 영업이익률을 기록하고 있어 자본금에 여력이 없다. 또 직서열 방식은 다른 제품의 연구개발 자체를 허락하지 않는 구조여서 부품업계의 생존에 대한 우려는 연관 산업군에 비해 더욱 크다. 실제 완성차 업계의 직서열 생산방식은 부품업체들 사이에서도 갑질의 원인이 되는 체계여서 공정거래위원회 등에서도 지속적인 문제가 되고 있다. 특히 직서열 생산방식에서는 위험대비책을 원청업자가 스스로 마련해야 하는 구조여서 산업 측면에서 대변혁기를 맞은 지금 수많은 자동차부품업체가 생존의 기로에 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