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처방 대가 '뒷돈' 안받겠다" 자정선언
2014-02-04 권희진 기자
[매일일보 권희진 기자] 사상 최대 규모의 리베이트 파문에 휩싸인 의료계가 '뒷돈 근절'을 선언했다.
대한의사협회와 대한의학회는 4일 이촌동 의협 회관 동아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앞으로 약품 처방을 대가로 의사 개인이 직간접으로 금품이나 향응을 받지 않겠다고 밝혔다.두 단체는 "의약품을 선택하는 것은 의사의 권리지만 선택에 대한 대가 수수는 권리가 아니다"며 향후 내부단속을 강화할 것을 강조했다.의료계는 불법 리베이트의 주원인으로 ▲정부의 잘못된 약값 정책 ▲복제약 중심의 영업 관행 ▲진료비만으로 병의원 운영이 어려울 정도로 낮은 수가 등을 지목하며 정부와 제약업계에 책임을 돌렸다.의료계는 리베이트 제공자 뿐 아니라 수수자까지 처벌하는 이른바 '쌍벌제' 법령을 개정하라고 정부에 촉구하는 한편, 이 요구가 받아들여질 때까지 제약회사 영업사원의 병의원 출입을 금지할 것을 경고했다.또 적발된 제약사에는 약값 인하뿐만 아니라 아예 허가취소 등 강력한 조치를 취하라고 주문했다.의협 관계자는 "그동안 업계와 일부 의료계가 동참한 공정거래 자율준수프로그램(CP) 등이 운영된 적은 있지만 의사와 의학을 대표하는 두 단체가 리베이트 근절을 공식 선언한 것은 처음"이라며 "근거 없이 높은 약값을 책정하는 불투명한 약값결정과정이 개선되지 않고, 제약업계가 경쟁력 없는 제품으로 무한경쟁을 계속하는 한 리베이트는 없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