펫용품, 육아용품만큼 다양… 고가·외국브랜드 선호는 문제

화장품·향수 브랜드 등 용품 출시 다양 규제완화·펫용품 산업 육성법 등 필요

2019-12-08     김동명 기자
까스텔바쟉은
[매일일보 김동명 기자] 반려동물 보유 가구 수가 증가하면서 펫용품에 대한 수요도 증가했다. 특히 1인 가구 수가 늘면서 반려동물을 아이처럼 키우는 가정이 늘고 있다. 반려동물 지위가 높아짐에 따라 이들이 소비하는 용품도 유아용품만큼 높은 수준으로 상승하고 있다. 이전엔 사람이 먹다 남은 밥을 줬다면 지금은 품종과 연령에 맞게 설계된 프랑스산 ‘로얄 캐닌 사료’를 먹인다. 건강을 위해 생식을 주며 신선한 재료로 만든 수제 간식을 구입하는 시대다. 업계에서도 이러한 트렌드에 주목해 다양한 상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반려동물의 청결을 위한 샴푸와 위생용품들이다. 마녀공장은 지난 9월 반려동물 전문 브랜드 ‘배네펫’을 론칭했다. 베네펫은 순한 성분을 활용해 만든 친환경 애견용품 브랜드다. 반려동물의 피부가 사람보다 연약하고, 외부 자극에 취약한 점을 고려해 개발한 중성 샴푸와 유해한 화학물질을 배제한 향균 탈취제 등을 선보였다. 향수 전문 기업인 에데니끄은 반려동물 전용 화장품 브랜드 ‘꼬모엘라퍼피라벨’을 만들었다. 전문적인 조향사가 직접 개발한 제품으로 애견·애묘가 선호하는 향을 다양한 타입으로 개발했다. 현재 필리핀, 베트남, 미국, 브라질 등 수출을 확정한 상태다. LG생활건강은 지난 2016년에 펫뷰티 브랜드 ‘오스시리우스’를 선보였다. 최근 반려인들이 전문화된 제품을 찾는다는 것을 반영해 카테고리를 세분화했다. 샴푸, 탈취제는 ‘시리우스 그룸’으로, 간식과 사료 등 먹을거리는 ‘시리우스 윌’로 나누어 사업을 다각화했다. 반려동물을 겨냥한 패션시장도 커지고 있다. 골프웨어 까스텔바쟉은 영화 ‘마이펫의 이중생활2’에 영감을 얻어 캐릭터인 ‘스노우볼’ 아트워크로 포인트를 준 펫용품을 출시했다. 후드 티셔츠와 스카프 등 반려인과 함께 스타일링 할 수 있는 ‘커플룩’을 제시했다. 강아지 반려인들에게 이미 브랜드화 된 업체들도 존재한다. 현재 70개국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는 ‘퍼피 엔젤’이 대표적이다. 패딩, 점프슈트, 우의 등 사람이 입는 의류와 같은 카테고리를 만들어 다양한 용품을 판매하고 있다. 시즌별 화보집도 만들어 계절별 컬렉션을 출시하고 있다. ‘이츠독’은 친환경 의류 생산으로 유명하다. ‘오가닉’섹션을 따로 마련해 피부가 예민한 반려동물을 위한 옷을 제작한다. G마켓에 따르면 유기농 면 100% 소재로 만들어 나이가 들거나 아픈 반려견이 있는 소비자들이 주로 구매한다고 전했다. 업계 관계자는 “사회적 분위기와 소셜 미디어 등을 통해 알 수 있듯 반려동물과 사는 삶이 일상화됐다”며 “반려동물에게 마치 자신이 낳은 아이처럼 좋은 것을 입히고, 먹이고 싶어 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는 만큼 반려동물 시장 공략을 위한 업체들의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펫용품들의 지나친 가격이다. 이츠독에서 판매하는 반려 유모차의 경우 30만원 대부터 70만원 대까지 가격을 형성한다. 이 가격은 일반 유아용 유모차 가격과 비슷하거나 더 비싼 수준이다. 몇몇 제품은 현재 품절일 정도로 인기가 많다. 지나친 외국브랜드 선호 현상과 정부규제에 대한 문제점도 존재한다. 현재 국내 프리미엄 사료 시장은 로얄캐닌(프랑스), 나우(캐나다) 등 대부분 외국 브랜드에 잠식된 상태다. 또한 반려동물 용품이 생활용품으로 분류돼 수출시 통관 중복 비용이 발생한다. 이에 한국펫산업소매협회는 지난 8월 산업통상자원부와 가진 ‘펫산업 대상 FTA 활용 기업간담회’에서 해당 문제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한 바 있다. 앞서 같은 달 8일에는 이종구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위원장이 주관한 국회 소상공인정책간담회에서 △펫산업 관련 대기업의 골목상권 잠식 방지 △정부규제 완화 △반려동물산업육성법 필요 △일부 과격한 동물단체의 산업발전저해  △온라인에서의 가격파괴 문제점 등을 지적했다.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에 유통하는 용품은 어떻게든 저렴하게 팔아야하고 프리미엄급 용품은 광고경쟁력이 달리니 작은 업체들은 그 중간에서 이도저도 아닌 상태”라며 “정부가 다양한 정책대안을 제시해 국내 펫산업이 세계적인 브랜드와 경쟁할 수 있게 도왔으면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