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법 협상 '4+1 협의체'서 '원내 3당'으로 무게추 이동
심재철 한국당 원내대표 당선 직후 막힌 정국 물꼬
이인영·심재철 협상결과 따라 선거법 반전 가능성
2020-12-09 박지민 기자
[매일일보 박지민 기자] 자유한국당 심재철 의원이 새 원내대표로 당선되며 원내 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 협상틀이 급격하게 복원되고 있다. 한국당을 제외한 '4+1'(민주당·바른미래·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 협의체에서 논의돼 온 선거법 협상결과가 막판 뒤집힐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진다. 이에 따라 4+1 협상에 참여해 온 소수 정당들 사이에서는 거대 양당의 막판 야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국당은 9일 심 원내대표 당선 직후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와 회동을 갖고 다음날 오전 10시에 본회의를 열기로 합의했다. 10일 오전 열리는 본회의에는 한국당이 필리버스터를 신청했던 199개의 민생법안과 내년도 예산안이 상정된다. '4+1 협의체'에서 논의되던 선거법 개정안과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법안, 검경수사권 조정안 등은 정기국회에 올리지 않기로 했다.
이처럼 한국당이 필리버스터를 통해서 막으려고 했던 선거법 개정안 등의 처리가 유보되면서 향후 민주당과 한국당 간 협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 심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표 투표에 앞서 가진 정견발표에서 "공수처법과 연동형비례제 선거법은 악법이다. 절대 반대"라면서도 "그러나 우리는 소수다. 민주당이 다수의 힘으로 밀어붙이는 현실 앞에서는 협상을 외면할 수 만은 없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투쟁하되 협상을 하게 되면 이기는 협상을 하겠다. 내주는 것은 줄이고 최대한 많이 얻어내는 이기는 협상을 하겠다"고 했다. 특히 그는 선거법 개정안과 관련해 "무작정 반대만 하는 것은 아니고 민주당이 수정안을 제시하면 살펴본 후 대응하겠다"고 했다.
여기에 4+1 협의체에서 선거법을 두고 여전히 이견이 갈리는 상황도 민주당의 선택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민주평화당 박주현 의원은 4+1 협의체 논의와 관련해 "평화당은 의원정수 확대를 받으면 이런저런 논란이 일거에 해결될 수 있다고 보는데, 정의당은 지역구 240석과 비례대표 60석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연동률 적용 대상에) 상한선을 씌우자고 한다"며 "그 외에도 석패율제나 지역구 획정 시기 관련한 몇 가지 디테일한 의견 차가 있다"고 했다.
만약 민주당이 4+1 협의체 논의를 외면하고 한국당과 합의할 경우, 소수 정당들은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격'이 된다. 정동영 평화당 대표는 이날 "막판에 한국당과 민주당의 야합 가능성이 떠오르고 있다"며 "그들과 손잡지 못해 안달하는 정부 여당의 몸짓이 안타깝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