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 대상 주 52시간제 1년 뒤 감독 착수·시정기간 6개월 추가 부여
시정기간 3개월씩 2차까지 가능...사실상 1년 6개월 연기
국회서 탄력근로제 입법 후 정부 보완책 전면 재검토 예정
2020-12-11 박지민 기자
[매일일보 박지민 기자] 정부가 11일 내년 1월부터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시행할 예정이던 주 52시간제 도입을 1년 연기하기로 했다. 이는 노동시간 위반 사항에 대한 정부의 감독권을 1년 동안 행사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정부는 추가로 시정기간 6개월을 부여해 50이상 300인 미만 기업에 대한 주 52시간제 도입을 포함하면 사실상 1년 6개월 연기하기로 했다.
▮1년 간 근로시간 위반 단속 보류
중기를 대상으로 한 주 52시간제 도입 연기는 계도기간 1년과 시정기간 6개월을 포함한다. 계도기간과 시정기간은 성격이 다른다. 계도기간의 성격과 관련해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근로감독 대상으로 하지 않겠다는 의미”라며 “이번에 계도기간을 1년 부여한 것은 지난해 7월부터 300인 이상 기업에 제도를 적용하며 계도기간 6개월과 시정기간 3개월을 추가해 총 9개월을 부여했는데, 중소기업의 경우 1년 반이라는 시간적 여유는 있었지만 대기업에 비해 시간이 좀 더 필요한 것이 맞기에 대기업보다 더 많은 기간을 부여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정기간은 처벌 유예기간이다. 1차 3개월, 2차 3개월 총 6개월이다. 이 장관은 “계도기간 1년에 더해 3개월과 3개월 최장 6개월을 준다는 것인데 만약 이 기간 이후에도 주52시간을 적용이 되지 않았다면 사업주의 도의성이 있다고 본다”며 “그렇기 때문에 법리적으로 보면 처벌대상”이라고 했다. 다만 그는 “하지만 300인 이상 기업에 계도기간을 적용하면서 보니 제도가 안착하는데 이 기간(시정기간)이 상당히 많은 도움이 됐다고 본다”며 “이런 사유로 처벌받은 기업이 있냐고 물으면 없다. 중소기업에 대해서도 동일하게 할 생각”이라고 했다.
▮대기업에도 특별근로연장 확대
정부는 중기에 대한 주 52시간제 도입을 연기하면서 특별근로연장 확대 방침도 함께 밝혔다. 특별근로연장 확대는 중기만이 아니라 대기업도 적용대상이다. 이 장관은 “특별연장근로는 국회 입법 이뤄지지 않아 불가피하게 시행되는 부분”이라며 “이를 시행하게 되면 대기업을 포함해 모든 기업이 해당하게 된다”고 했다.
이 장관은 특별연장근로 인가 신청 시 건강권 보호 조치와 관련해서는 “인가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우선 인가신청에 하나의 요건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건강권 보호조치 없이 과도한 제도를 신청하게 되면 제재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건강보호 조치 위반에 대해 “인가한 사업장에 대해서는 점검할 때 이 부분을 확인한다. 만약 확인이 안 될 경우, 이 자체로 법 위반이라 할 수는 없겠지만 기입해놓고 지키지 않은 사안에 대해서 다음번 인가에 어떤 조치 취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탄력근로제 입법 후 모든 조치 재검토
이번 정부 대책은 탄력근로제 입법 지연에 따른 응급조치 성격이다. 따라서 입법이 완료된 이후 전면 재검토가 불가피하다. 이 장관은 “우선 1년의 계도기간을 주고, 입법이 되면 모든 조치를 재검토하는 방향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만약 1년이 지나도 입법이 안 된다면 추가적 대책을 생각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 장관은 입법권 침해 논란에 대해서는 “지난해 3월 근로기준법이 개정될 당시 여러 경제사회 여건을 보면 주 52시간제 도입은 사회적 합의였다고 생각한다”며 당시 국회에서 이미 보완책에 대한 작업이 이루어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