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분쟁 일단락에 산타랠리 기대감
1단계 합의안 전격 타결에 주가ㆍ원화가치 동반 강세
반도체 포함 주요업종 수혜… 새해 주가전망 긍정적
2019-12-15 정웅재 기자
[매일일보 정웅재 기자] 주식시장에서 산타랠리 기대감이 커졌다. 미중 무역분쟁 일단락으로 불확실성은 줄어들고, 투자심리는 살아날 걸로 보인다. 새해 주식시장을 낙관적으로 바라보는 증권사도 늘고 있다.
◆불확실성 완화에 주가ㆍ원화 수직상승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13일까지 6거래일 연속 상승했고, 이 기간 2060.74에서 2170.25로 5.31%(109.51포인트) 올랐다. 미중이 1단계 무역협상 합의에 이를 거라는 기대감에 상승하기 시작한 지수는 실제 서명으로 이어지자 가파르게 뛰었다.
외국인과 기관은 13일 하루에만 저마다 5179억원과 4786억원을 순매수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5.1원 내린 1171.7원에 마감했다.
미중 두 나라는 다수 쟁점에서 진전을 본 걸로 전해졌다. 관세를 철회하고, 중국은 미국산 농산물 수입을 늘리기로 했다고 한다.
전 세계 주식시장이 일제히 반겼다. 미국과 유럽, 아시아 주요 주가지수가 가파르게 뛰어올랐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중 무역합의, 영국 보수당 과반의석 확보, 중국 경제공작회의에서 나온 부양책에 힘입어 지수가 상승했다"며 "원화가치가 달러 대비 크게 오르면서 외국인 순매수가 들어온 점이 긍정적"이라고 했다.
◆무역분쟁발 낙폭과대주 랠리 기대
이번 무역협상 합의로 반도체와 자동차 같은 주력업종이 수혜를 볼 걸로 점쳐지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으로 낙폭이 과도했던 종목도 오름세로 돌아설 걸로 보인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13일 장중 신고가를 갈아치우면서 저마다 2.63%와 5.40% 올랐다.
화장품주도 무역협상 진전에 힘입어 강세다. 중국 현지 사업 환경이 나아질 거라는 기대감이 반영됐다. 한국화장품은 13일 16.70% 상승했고, 한국화장품제조 6.12%, 씨티케이코스메틱스 14.80%, 코리아나는 7.03% 뛰었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투자심리가 억눌려왔던 업종이 다시 살아날 것"이라며 "당장 수출 감소로 이익이 줄어든 산업을 중심으로 업황 회복이 기대된다"고 했다. 그는 "반도체 업종은 수출이 크게 감소했었는데, 내년 사이클상 반도체 경기 개선 가능성과 맞물려 개선 강도가 커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새해 주가지수 상단 2400선 안팎"
새해 주가지수 전망도 낙관적으로 바뀌고 있다. 10대 증권사 가운데 내년 코스피 등락범위를 제시하지 않은 미래에셋대우를 뺀 9개 증권사는 코스피 예상범위 상단을 평균 2400선 안팎으로 내놓았다.
고점은 내년 상반기에 도달할 걸로 점쳤다. 하반기가 상반기보다 못한 '상고하저' 흐름일 거라는 이야기다. 기업 실적을 비롯한 선행지표는 올해 바닥을 다진 걸로 파악됐다. 내년 상반기에는 경기가 회복세로 돌아서 주가지수 상승을 이끌 걸로 보인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대개 경기가 고점에 이른 담은 24개월가량 지나면 순환적으로나마 바닥을 모색하게 마련"이라며 "경제협력개발기구 경기선행지수 기준으로 한국은 2017년 2분기가 고점이었고, 이제 반등 가능성도 높아져 내년 상반기에는 호쾌한 출발을 보일 것"이라고 했다.
얼마 전만 해도 내년 주식시장을 억누를 가장 큰 악재는 미중 무역협상이었다. 박희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무역협상 과정에서 불협화음은 계속되겠지만 갈등 수위는 크게 낮아질 것"이라며 "양국 관계에 대한 예측 가능성이 높아져 불확실성이 줄어들겠고, 그동안 억눌렸던 투자도 조금씩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