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경제전망] 대선 앞둔 미국, 자국 우선주의로 한국경제 발목 잡을까?

미‧중 무역분쟁 가능성 여전, 미국 제조업 부진 등 성장률 둔화 미국 금리 인하와 보호무역주의 및 포퓰리즘적 정책도 대비해야

2020-12-15     문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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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문수호 기자] 미국과 중국의 무역합의가 내년 세계 경제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내년 대선을 앞둔 미국의 정치적 상황이 한국과 세계경제에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블룸버그 산하 경제 연구소인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미‧중 무역분쟁이 타결됨에 따라 내년 세계 국내총생산(GDP)이 0.3%정도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세계 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면서 시장 리스크 또한 완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미국 GDP는 0.35% 증가하고 중국은 0.55%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블룸버그는 양국 간 합의가 불발돼 추가 관세가 부과됐을 경우 세계 GDP가 0.10% 감소했을 것으로 관측했다. 비록 미‧중 무역분쟁이 일단락되면서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줄어든 것은 사실이지만, 보호무역주의 등 자국 우선주의를 앞세우고 있는 미국에 대한 불확실성은 여전히 앞을 내다보기 어렵다. 미국 경제는 최근 5년 동안 확장 국면을 이어가고 있지만, 자동차 산업의 구조조정 등 제조업의 부진이 나타나면서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내년 미국 경제성장률을 2019년 대비 낮은 수준인 2% 전후 수준으로 예상했다. 제조업 부진이 서비스업과 고용 등 경제 전반으로 확산될 경우 경기 하강폭이 확대될 우려도 존재한다. 현재 미‧중 무역협상이 1단계 합의에 이르렀지만 현재 시행 중인 관세 조치는 아직 변동이 없다. 2단계 합의가 어느 정도 수준에서 이뤄질 지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이는데 이후 협상의 진전은 장담하기 쉽지 않다. 대선을 앞둔 트럼프 행정부도 변수다. 타국과의 무역에 자국 안보를 개입시킬 만큼 자국 우선주의를 내걸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을 위해 포퓰리즘적 정책을 펼칠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낮은 지지율이 지속되고, 세계 경기의 하락추세 등을 고려할 때 미국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미국 금리 문제도 한국과 세계 경제에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지난 11일(현지시간) 1.50~1.75%인 기준금리를 동결한 바 있다. 지난 7월말 이후 세 차례 연속 이뤄진 금리 인하 행진을 멈추고 동결한 것으로, 내년에도 동결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내년 대선을 앞두고 ‘깜짝 인하’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금리 인하는 곧 달러화 약세를 의미하는 것으로 원화 강세는 수출 위주의 한국경제에 치명타를 안겨줄 수 있다. 미국 경제는 2009년 6월부터 확장국면을 이어오며 호황을 맞고 있지만, 최근 성장률 둔화로 성장모멘텀 약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 경제의 경우 미국보다 중국 영향이 더 큰 편이지만,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아직 미‧중 무역분쟁이 완전 타결된 것이 아닌 만큼 불확실성이 남아 있고, 미국의 제조업 경기 부진에 따른 경제 전반의 성장 둔화와 미국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금리 인하 등 포퓰리즘적 정책은 한국경제에도 충분히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미국의 경제 불확실성 요인이 아직 산재하는 만큼 예상보다 빠른 경기 하강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라며 “미‧중 무역분쟁 리스크와 보호무역주의 및 금리 인하 가능성 등에 대한 위험요인을 최소화 할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