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연동형에도 선이 있어야” vs 정의당 “대기업 단가 후려치기”
연동형 캡 설정 두고 4+1 내 밥그릇 싸움 치열
심상정 "개혁법안 다 어려워질까 걱정" 與위협
2020-12-15 김나현 기자
[매일일보 김나현 기자]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1 협의체가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적용하는 비례대표 의석의 최대치인 ‘연동형 캡’을 두고 선거법 개정안 막판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다. 정의당을 포함한 군소야당들이 연동형 캡 조항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발하고 나선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이익의 문제 뿐 아니라 가치의 문제와 결부된 것”이라며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4+1 협의체, 연동형 캡 두고 균열 조짐
15일 정치권에 따르면 4+1 협의체는 이날 중으로 협의채널을 다시 가동해 선거법 단일안 마련을 위한 협상에 나설 예정이다. 지난 13일 4+1 협의체는 선거법 개정안의 단일안 담판을 벌였지만 최대 쟁점인 ‘연동형 캡’에 대한 이견으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날 협의체 선거법 실무단이 마련한 잠정 합의안은 ‘지역구 250석·비례대표 50석, 연동률 50% 적용’ 방안에 비례대표 의석 중 30석에만 준연동형을 적용하고 나머지 20석을 현행 방식에 따라 배분한다는 ‘캡(상한선)’ 조항을 담았다. 그러나 이러한 잠정 합의안은 원안보다 군소정당에 불리하게 작용해 바른미래당과 정의당, 평화당은 각 당의 내부 검토를 거쳐 잠정 합의안을 받지 않기로 했다.
이에 민주당은 연동형 캡에 대한 ‘절대 사수’ 입장과 연동형 캡의 규모도 30석이 양보할 수 있는 최대치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윤호중 사무총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캡이 적용되는) 30석을 빼면 20석이 남는데, 이 중 (현 제도인) 병립형 비례대표제로 민주당이 가져올 수 있는 의석은 8석 밖에 안된다”라며 “여기서 더 줄인다고 한다면 병립형 비례제 운영 자체가 어렵다”고 했다.
▮심상정 “민주당 태도 오만해”
군소야당은 연동형 캡 도입에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전날 ‘심금라이브’ 유튜브 방송에서 민주당을 향해 “선거제도를 포함해서 검찰개혁까지 패스트트랙 절차를 통해서 여기까지 개혁을 밀고 온 것은 정의당이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라며 “그런데 무조건 민주당이 밀어붙이면 따라온다고 생각하는 발상 때문에 사실 합의가 안 된 것이다. (민주당의 태도가) 오만하다”라고 했다.
심 대표는 여야 4+1 협의체가 선거법 단일안을 마련하지 못한 것에 대해 “비례대표 50석에 전부 준연동형을 적용하면 민주당 비례대표 의석이 없으니, (현행 방식으로 배분하는) 비례대표 20석을 병립해 그중 8석은 가져가겠다는 것이 민주당 주장”이라고 했다. 이어 “민주당은 ‘정의당 너희들이 그 정도 되면 받아들여야지’ 이런 투인데 자존심도 상한다. 막판에 뒤통수를 맞는 것 같기도 하고, 개혁법안들이 다 어려워질까 걱정도 된다”라며 “민주당은 대기업이 중소기업에 단가를 후려치듯 밀어붙이고 있다”고 했다.
▮이인영 “캡 없애면 우리당의 기회도 봉쇄”
반면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당이 추구하는 가치를 위해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기본선’이 있어야 한다며 연동형 캡을 양보할 수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 원내대표는 15일 국회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민주당은 비례의석수가 상당히 많이 주는 것을 감수하면서 연동형비례제 도입을 동의하지만, 연동형비례대표제의 기본 취지를 민주당이 아예 시도해 볼 수 있는 기회도 가질 수 없는 상황은 쉽지 않다”라며 “민주당의 최저이익을 지키는 협상을 해야 하는 민주당 지도부 또는 우리 의원들에게 과한 비판이라고 본다”고 했다.
이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함께하는 공조 세력 내에서 열린 마음으로 토론하길 바라고 우리가 연동형 개선으로 추구하려던 가치가 훼손되지 않는 기본선이 있어야 한다. (연동형 캡은) 이익의 문제뿐만 아니라 가치의 문제와 결부된 것”이라며 “예를 들어 정치신인의 문제나 특정한 분야의 전문성 문제, 소외되고 힘없는 계층에 대한 정치진출의 기회 등이 봉쇄된다면 우리가 비례대표제를 통해 우리당의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기회가 봉쇄된 것과 똑같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