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여야 ‘北核 중단’ 강력 촉구해야”

“北 잘못된 선택시 평화노력 저해… 즉각 중단해야”

2014-02-07     김영욱 기자
[매일일보]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7일 “북한이 무모한 행동을 하기 전에 북핵을 즉각 중단하고 올바른 선택을 하도록 여야가 한 목소리로 강력히 촉구할 때”라고 말했다.박 당선인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 및 민주통합당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과 회동한 자리에서 “만약 이번에 북한이 잘못된 선택을 하게 된다면 새 정부가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통해 남북간에 신뢰를 갖추고 지속가능한 평화를 이루는 노력을 저해하게 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그는 “정권교체기에 국민들이 불안하지 않도록 도발에 대응하기 위해 최대한의 외교적 노력을 기울여 강한 억지력으로 안보에 한치의 오차 없이 대응해야 한다”며 “이같이 어려운 상황에서 정치권이 합심하는 든든한 모습을 국민께 보여드리는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이어 “문 위원장과 황 대표 두 분을 모신 것은 북한이 3차 핵실험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밝히고 있어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 되기 때문”이라며 “위기상황일수록 여야 지도자가 머리를 맞대고 합심해 나가야하는데 초당적으로 힘을 합쳐줘 감사하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또 북한을 향해서는 “사실 북한은 핵을 가지고는 어떤 것도 얻을 수 없다”며 “오히려 국제사회의 이같은 경고에도 불구하고 핵실험을 강행하게 된다면 6자 회담 당사국은 물론 유엔과 국제사회로부터 강력한 대응에 직면해 고립을 더욱 자초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이와 관련, 박 당선인이 북핵 관련 긴급 여야 회담을 제안하고, 민주당이 이를 사실상 수용함에 따라 이날 ‘예비 여·야·정 회담’이 열린 것이다. 이를 계기로 박 당선인이 국정주도력을 확보하고, 대국회 소통을 본격화할지 관심이 모아진다.박 당선인의 이날 여야 등 3자 회담 제안은 북한의 3차 핵실험이 기존 1,2차 핵실험과는 차원이 다른 중대한 도발이라는 인식에 따른 것이다.전문가들은 북한의 3차 핵실험이 플루토늄을 사용한 1,2차 핵실험과 달리 고농축 우라늄(HEU)을 활용한 것일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고농축 우라늄은 우라늄 농축 과정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플루토늄에 비해 생산기간이 길지만, 기폭장치 결합은 상대적으로 쉬워 한번 생산되면 실전 활용이 더 용이하다. 또 부피가 작아 은닉과 운반도 손쉬운 편이다.여기에 북한이 이미 일정 수준의 대륙간탄도미사일(IBCM) 기술을 확보한 상황에서 고농축 우라늄이 IBCM과 결합될 경우 미국 본토까지 핵 공격의 위협을 받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이와 관련, 조윤선 대변인은 “해외 한반도 전문가들이 (현재 상황을) 상당히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박 당선인 입장에서는 이처럼 적극적인 북핵 관련 대응이 2월25일 대통령 취임 직후 국정주도력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한국갤럽이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1일까지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51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박 당선인이 인수위 활동 등 직무를 잘 수행하고 있다고 보는지’에 대한 질문에 52%만이 ‘잘 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는 5년 전인 2008년 2월 4일~5일 SBS의 여론조사 결과, 67.8%가 ‘이명박 당시 대통령 당선인이 잘 하고 있다’고 응답한 것에 비해 낮은 수치다.박 당선인 입장에서 야당과의 회동은 늦은 감이 없지 않다. 박 당선인은 올 들어 새누리당의 지도부, 지역별 의원 등과 잇따라 오찬을 가져온 반면 야당과는 대선 후 50일이 지나도록 만남을 갖지 않았다. 5년 전 이명박 대통령이 1월8일, 10년 전 노무현 전 대통령이 1월22일 야당 지도부를 만난 것에 비춰볼 때 이례적으로 늦어졌다는 평가다.이에 따라 박 당선인이 이번 야당과의 회동에서 북핵 이외에 어떤 의제를 논의한 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우선 임시국회의 최대 현안 가운데 하나인 정부조직법 개정안 처리와 관련 야당의 협조를 구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또 설 연휴 전후 발표가 유력한 국무총리 및 장관 후보자들의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지나친 ‘신상 검증’을 자제해 달라는 요청이 있을 수도 있다.박 당선인은 김용준 전 총리 후보자의 낙마 직후 “‘신상털기’식 청문회”라며 비판적 시각을 드러낸 데 이어 이날도 "청문회가 개인의 인격을 과도하게 상처내지 않아야 한다"며 거듭 청문회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 이번 회동이 박 당선인의 대선공약인 ‘국가지도자연석회의]’로 이어질지도 관전 포인트다. 박 당선인은 지난해 대선기간 중 “새 정부가 출범할 때까지 여·야 지도자들이 만나 대한민국의 새 틀을 짰으면 좋겠다”고 제안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