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주식거래 ‘공짜’라도 신용거래는 ‘알짜’

거래 수수료 무료 불구, 올해 이자 수익 1.2조 달해 업계 “신용공여 이자율 당국 기준 따라 더 떨어질 것”

2020-12-16     홍석경 기자
[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증권사의 무료 수수료 이벤트에도 불구하고 이자수익은 견조한 흐름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수료 무료화에 따라 신규고객이 크게 늘어난 가운데 신용거래융자 이자도 떨어지면서 접근성은 개선되고 부담도 크게 낮아졌기 때문이다. 16일 금융투자협회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 국내 증권사 57개사의 신용공여이자수익은 1조239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조3292억원 보다는 6.7%(899억원)보다는 소폭 줄어든 규모다. 다만 증권업계 무료 수수료 열풍이 불기 시작한 지난 2016년 이후부터 증권사의 이자수익 상승 추세는 뚜렷하다. 당시 1조1964억원에 그쳤던 이자 수익은 2017년 말 1조3707억원, 증시가 좋았던 지난해에는 1조7528억원으로 큰 폭으로 늘었다. 단순 이자수익 규모만 봤을 땐, 역시 자본여력이 충분한 대형사 중심으로 신용공여 규모가 컸다. 올해 3분기 기준 증권사별로는 △미래에셋대우(1926억원) △NH투자증권(1247억원) △삼성증권(1248억원) △KB증권(1133억원) △한국투자증권(1239억원) △키움증권(1264억원) 등이 포함된다. 증권사의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은 한 달 평균 7% 수준이다. 신용공여 이자율은 대출기간에 따라 증권사별로 각각 다르다. 대출 기간을 일주일로 놓고 봤을 때 케이프투자증권이 8.5% 이자율을 적용하고 있고 키움증권 7.5%, SK증권 7.5%, 신영증권 7.5%, 한양증권 7.5%, 유진투자증권 7.5%, IBK투자증권 7.0%, 부국증권 7.0%, 비엔케이투자증권 7.0%순이다. 대형사의 경우 미래에셋대우 6.0%, 한국투자증권 4.9% KB증권 4.3%, NH투자증권 4.5%, 삼성증권 4.9% 등으로 집계됐다. 다만 돈을 빌리는 기간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증권사 이자율은 높아진다. 현재 증권사가 고객에 적용하고 있는 신용융자이자는 산정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는 지적에 따라 최근 2~3년 전보다는 낮아진 수준이다. 업계는 금융당국의 증권사 신용공여 이자율 산정 가이드라인이 제시되면 현재의 이자율은 더 내려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거래 수수료 부담이 낮아진 대신, 레버리지(부채)를 일으켜 투자하려는 투자자가 늘어난 것도 사실이다”면서 “증권사의 신용융자이자가 높다는 지적이 있지만, 이자율이 하향조정 되는 추세고, 고객에 따라 적용받는 이자율도 제각각”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증권사가 신규고객에게 위탁매매수수료 평생무료 혜택을 제공 배경으로 여전히 증권사 수익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리테일 수익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성복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2016년 3월 이전에도 이벤트 적용기간이 길어지는 추세였으나 짧으면 3개월, 길면 3년이었다. 이후에는 이벤트 적용기간이 5년, 7년, 10년으로 길어지다가 2017년 8월 처음으로 기존의 한시무료와 다르게 평생무료를 제공하는 증권사가 나타났다”면서 “증권업계에서 자본시장 위탁매매와 직간접적으로 연계돼 있는 신용거래융자와 CM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의 가격경쟁이 심화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