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엔 '대기업 사장' 밤엔 '여자 몰카맨?'

D식품업체 대표·증권사 임원 등 10대 여성 치마 속 촬영 시비로 입건

2010-04-24     류세나 기자

[매일일보] 국내 굴지의 식품업체 지주회사 대표이사와 증권사 고위 임원들이 술에 취해 서울 도심에서 여대생의 치마 속을 휴대전화 카메라로 사진을 찍는 등 추태를 벌이다 경찰에 입건됐다.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지난 23일 D기업의 계열사 대표이사 박모(46)씨와 증권사 고위 임원 A(40)씨, B(44)씨를 폭행 등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경찰에 따르면 대표이사 일행은 22일 밤 10시께 술을 마시고 귀가하던 중 서울 중구 서소문동 대한빌딩 앞에 짧은 치마를 입고 앉아 있던 대학생 박모(19)양의 치마 속을 들여다보는 등 성추행을 일삼다가 이에 항의하는 박양의 남자친구와 싸움을 벌인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박양 일행은 “폭행과 성추행을 당했다”며 경찰에 신고했지만 박 대표 일행은 “그냥 휴대전화를 꺼내들었을 뿐”이라며 추행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피의자 박씨가 박양의 치마를 들춘 강제추행 혐의는 피해자와의 합의가 이뤄져 ‘반의사불벌죄’에 해당돼 입건되지 않았지만, 휴대전화 카메라로 촬영한 다른 1명은 성폭력범죄처벌법 위반 혐의도 추가 적용됐다고 밝혔다.이와 관련 경찰 관계자는 “박 대표 일행이 모두 성추행 혐의를 부인하고 있지만 피해자 진술 등 정황을 종합해볼 때 이들 일행이 박양을 상대로 성추행을 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촬영한 사진은 휴대전화의 용량초과로 저장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말했다.한편 D기업 관계자는 <매일일보>과의 전화통화에서 “술에 취해 일어난 사고이지만 성추행 등은 피해자측의 일방적인 주장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증거가 될 수 있는 휴대전화 사진도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이 관계자는 이어 “상대방쪽에서 폭행을 유도하는 등 박 대표측을 자극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피해자측과도 원만히 합의가 이뤄져 조용히 마무리 시키려고 했는데 일이 너무 커졌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