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홍원 카드 通할까’
2년만에 예금 5억4700만원 늘어
2014-02-12 김영욱 기자
[매일일보]박근혜 정부 초대 국무총리 후보자로 내정된 정홍원 후보자도 민주통합당 등 야권의 이른바 ‘양파까기식’ 인사청문회의 벽을 넘을 수 있을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정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도 낙마한 김용준 대통령직인수위원장에 이어 ‘아들 병역 면제’, ‘재산 증식 과정’과 관련한 논란이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 지난해 4·11총선에서 새누리당 공천심사위원장을 맡았던 경력도 도마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정 후보자의 외아들 우준(35)씨는 당초 1997년 현역 판정을 받았다가 4년 뒤 허리디스크로 병역면제를 받았다는 점에서 도마에 올랐다. 정 후보자가 2006년 변호사로 근무하면서 재산이 배 이상 늘어난 것도 검증 대상이다.창원지검 통영지청 검사로 근무 중인 아들 우준씨는 서울대 2학년 재학 때인 1997년 징병검사에서 현역병 입영 등급인 1급을 받았다. 이후 서울대 대학원에 재학 중이던 2001년 1월 재검사에서 수핵탈출증(일명 디스크)으로 5급 판정을 받아 병역이 면제됐다.현역 처분을 받은 후 4년 만에 면제 판정을 받은 점과 박사 과정과 사법시험 공부를 병행했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과연 허리디스크가 면제를 받을 정도였는지 의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정 후보자가 법무법인 로고스 고문변호사로 재직한 2006∼2008년 예금 자산이 배 이상으로 늘어난 점도 해명이 필요한 부분이다. 정 후보자는 2006년 9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상임위원직을 사임한 직후인 같은 해 10월 법무법인 로고스 고문변호사로 자리를 옮겼다.2006년 11월 중앙선관위 상임위원직을 사임하면서 신고한 재산 중 예금은 4억 8600만원이었다. 이후 2009년 재산공개 명세서에서는 2008년 예금이 10억 3300만원으로 약 2년 사이에 5억 4700여만원의 예금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정 후보자는 12일 변호사 시절 사건 수임과 관련, “대형 사건이나 재벌 사건은 한번도 해 본 적이 없다”고 밝혔다.정 후보자는 “수임한 사건 중에 특별히 내세울 만한 사건은 없었다"며 "주위에 아는 사람들, 친지들의 사건을 주로 했다”고 설명했다.앞서 국무총리실 인사청문회 준비단은 11일 ‘아들 병역 면제’ 논란과 관련해 우준씨의 병적기록표를 공개하며 해명에 나섰다.준비단은 해명 자료에서 “대학원 석사 과정 중 각종 장비를 다루는 실험에 오랜 시간 참여하면서 허리에 무리가 발생했다”면서 “서울로 돌아온 직후 척추전문병원에서 당장 수술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으나 수술 후유증을 우려해 1년 넘게 치료를 받았다”고 밝혔다.지난 8일 정 후보자 지명 발표 이후 사흘 만이다. 각종 의혹으로 총리 후보직에서 낙마한 김 위원장이 사퇴 이후 뒤늦게 해명 자료를 낸 것에 비하면 발 빠른 대응이다. 특히 아들 병역 면제는 김 위원장이 낙마한 핵심 쟁점이었던 만큼 박근혜 당선인 측 입장에서도 논란이 커지기 전에 진화해야 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또 정 후보자가 지난해 4·11총선에서 새누리당 공천심사위원장을 맡았던 경력도 야당으로부터 공격 대상이 될 수 있는 것으로 예상된다.정 후보자는 당시 현역 국회의원 하위 25%를 공천에서 탈락시키는 이른바 ‘25% 컷오프’ 기준을 내세워 현역 물갈이를 강행했고 이런 '공천개혁'이 총선 승리에 일조했다는 평가가 나온다.그러나 컷오프에서 친이(친이명박)계 좌장격인 이재오 의원을 제외한 친이계 의원들이 다수 탈락하면서 친박(친박근혜)계를 중심으로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밀실공천’ 논란이 제기됐다.정 후보자는 총선 후인 지난해 8월 비례대표였던 현영희 전 의원의 ‘공천헌금’ 파문이 불거지자 기자회견을 열어 “공천과 관련해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다면 오로지 저의 책임”이라며 사과하기도 했다.민주당 윤관석 원내대변인은 11일 국회 브리핑에서 일명 ‘친박공천’의 새누리당 공천심사위원장이었던 정 후보자가 책임총리제 실시에 걸맞은 초대 인물인지에 대한 문제 제기가 있다“고 밝혔다.그러나 일부에서는 특정 정당의 공천과 관련된 내부 사안이므로 총리 후보자 인사검증 차원에서 문제될 가능성이 적다는 관측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