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개구리 개미 ‘바이 코리아’에 주가 뛰자 ‘팔자’
신흥국·위험자산 관심 높아지며 외국인 자금 유입
개인투자자, 주식·펀드 묶인 자금 차익 실현 나서
2019-12-19 정웅재 기자
[매일일보 정웅재 기자] 코스피 지수가 2200선 박스권 탈피를 앞둔 가운데 외국인과 개인투자자들의 자금 흐름이 엇갈리고 있다. 글로벌 자금이 점차 위험자산과 신흥국으로 향하며 국내 증시에서도 외국인의 순매수세가 점차 강해지고 있지만, 국내 개인투자자들은 직접 주식투자 뿐만 아니라 펀드 환매까지 동시에 나서는 모습이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장보다 4.66포인트(0.21%) 오른 2199.42에서 출발해 장중 2200선을 넘는 등 강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전일에도 코스피지수는 개장 이후 8.36포인트(0.4%) 오르며 2204포인트까지 상승했다. 지수 상승을 이끌었던 것은 외국인들의 강한 매수세다. 하지만 개인과 기관의 물량이 나오면서 지수는 결국 전날 대비 0.92포인트(0.04%) 하락한 2194.76포인트로 장을 마쳤다.
최근 증시가 다시 열기를 띄면서 외국인 매수가 이어지자 연말 랠리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날에도 외국인들은 코스피시장에서 3813억원을 순매수하며 지난 12일부터 5거래일간 1조7795억원어치의 주식을 사들였다.
증권가에서는 이를 두고 일시적인 흐름이 아니라 글로벌 자금이 신흥국 증시 등 위험자산으로 흐르는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IBK투자증권은 지난 16일 기준 신흥국 증시에 투자하는 글로벌 상장지수펀드(ETF)인 ‘iShares MSCI EM’의 순자산이 이달 들어 17억7000만달러 증가했다고 밝혔다. 최근 5일간 증가액이 15억2600만달러를 기록해 이달 증가액의 86%를 차지할 정도로 최근 들어 순자산 증가세가 빨라졌다.
한국투자증권도 보고서를 통해 “‘iShares MSCI EM ETF’ 설정액이 급증하고 있다”며 “국가별로 강도나 속도의 차이는 있지만 대만과 한국·브라질 등 개별 시장에 투자하는 ETF에도 다시 자금이 들어오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국내 증시에 투자하는 ETF인 ‘ISHARES MSCI SOUTH KOREA CAP’의 순자산은 이달 들어 2억3800만달러 늘었으며 대만과 브라질 기업에 투자하는 ETF에도 자금이 몰리는 모습이다.
ETF뿐만 아니라 이달 들어 신흥국 시장에 투자하는 글로벌 주식형 펀드에도 자금이 적극적으로 유입되고 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신흥국 시장에 투자하는 글로벌 주식형 펀드에는 최근 1주일 동안 8억800만달러가 들어오는 등 이달 들어 25억2400만달러가 유입됐다. 반면 선진국 시장에 투자하는 주식형 펀드에서는 최근 1주일간 25억달러 이상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은 “패시브 자금은 한 번 방향을 잡으면 지속되는 경우가 많아 국내 증시에 고무적”이라며 “홍콩 문제로 인한 불안한 상황이 안정될 수 있다면 신흥국 시장으로의 자금 유입을 더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개인투자자들은 주가가 반등하기 시작한 이달 6일부터 17일까지 하루도 빠지지 않고 순매도 행진을 이어왔다. 이 기간 코스피 시장에서는 3조3162억원, 코스닥 시장에서는 3451억원을 팔아치웠다. 기관투자가 중 투신자금도 10일부터 순매도로 전환한 후 13일 주가가 오르기 시작하면서부터 매도 규모가 갈수록 커졌다. 13일에는 624억원을 팔았으며 16일에는 804억원, 17일에는 1240억원을 순매도했다. 18일에도 1415억원 이상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이 같은 투신권의 순매도 행렬 뒤에는 주식형 펀드 자금의 환매가 있다. 특히 액티브 주식형 펀드에서 자금 유출이 거센 것으로 나타났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달 초 일일 주식형 펀드 환매 금액이 12일 276억원으로 늘더니 13일 340억원, 16일 258억원, 17일 414억원으로 커졌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장기간 돈이 묶였던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이 회복되면서 그동안 참았던 개인투자자들이 환매에 나서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