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민주당 ‘셀프훈장’ 독한 논평은 자살골
김대중·노무현 전직 대통령 내외도 받은 것은 알았는지…
2014-02-12 김경탁 기자
[매일일보]12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명박 대통령 내외에 무궁화대훈장을 수여하기로 의결한 것에 대해 민주통합당이 “금값만 1억짜리 ‘셀프 훈장’, 마지막까지 서민의 피눈물을 빼나”라는 제목으로 독한 논평을 냈다.이명박 대통령의 통치기간에 대한 전반적 비판을 담은 내용이지만 김대중·노무현 두 전직 대통령을 배출한 정당이 당의 공식입장으로 내놓기에는 전후관계에 대한 통찰이 부족한 논평이라 아쉬움을 남겼다.민주당 김정현 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측근들을 ‘셀프 사면’해주고 훈장까지 나눠줘 국민적 지탄을 받은 지가 엊그제인데 다시 ‘셀프 훈장’이라니 뻔뻔함을 겨루는 올림픽이 있으면 금메달 감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난했다.김정현 부대변인은 “대통령 내외가 받는 무궁화대훈장 제작비용은 금만 190돈으로 1인당 4800만원 이상이 들어 두 부부의 훈장을 합치면 1억원 가까이가 소요된다고 한다”며, “이명박 정권이 잘했으면 ‘셀프 사면’을 하건, ‘셀프 훈장’을 받건 국민 누구도 시비 걸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김 부대변인은 “불행히도 우리 국민들은 이명박 정권에 대해 박수를 치기는커녕 이명박 정권의 실정으로 통곡하고 있다”며, “서민경제는 몰락했고 노동자들은 목숨을 끊고 있으며 청년실업은 우리의 미래를 희망에서 절망으로 내몰고 있고 농민들은 농업을 포기해야 말지를 고민하는 심각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그는 “이런 상황에서 국민여론은 아랑곳하지 않고 ‘셀프 사면’에 이어 ‘셀프 훈장’을 수여하면서 스스로 잘했다고 우기니 염치나 체면은 아예 내팽개친 것이 틀림없다”며, “꼭 마지막까지 ‘셀프 훈장’을 받으면서 서민의 피눈물을 빼야 직성이 풀리는 것인지 이명박 대통령에게 정말 묻고 싶다”고 덧붙였다.김정현 부대변인의 논평은 이명박정부 5년 기간에 대한 평가가 주된 내용으로, 핵심 모티브는 ‘무궁화대훈장’ 상훈 결정에서 비롯된 것이지만 이 훈장이 1949년 이승만 대통령 재임 기간 만들어져 역대 대통령 전원과 박정희 대통령의 부인 육영수 여사 이후 영부인 전원이 받은 훈장이라는 사실은 간과한 듯하다.무궁화대훈장은 상훈법에 따라 현직 대통령과 그 배우자, 전·현직 우방국 원수 및 배우자에게 수여하는 것이다.상훈결정 시기의 경우 김대중 대통령까지는 임기 초중반에 받던 것을 노무현 대통령이 관례를 깨고 퇴임 직전에 받았고, 이 대통령이 노 대통령의 전례를 따랐을 뿐이다.문제의 논평을 전직 대통령을 배출하지 않은 여타 정당들이 낸 것이었다면 논평 자체에 대해 딱히 문제점이 있다고 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하지만 불과 5년 전 노무현 대통령의 무궁화대훈장 수훈에 대해 한나라당이 비판 논평을 냈고 여기에 민주당이 발끈했던 기억을 떠올리면 역사와 맥락을 모르는 제1야당의 수준에 대해 씁쓸한 입맛을 지울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