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 낮지만 성장성 기대…‘기술특례상장’ 사상 최대
상장기준 낮춘 코스닥 기술특례상장, 올해 22개사 기록
벤처·중소기업 등 자금조달 위한 모험자본 활성화 영향
2020-12-22 홍석경 기자
[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올해 ‘기술특례상장’을 통해 코스닥 시장에 이름을 올린 기업수가 제도 도입 이후 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코스닥 시장 활성화와 모험자본 육성 정책이 맞물린 결과로 해석된다.
22일 한국거래소가 발표한 ‘2019년도 코스닥시장 신규상장 현황 및 주요 특징’에 따르면 올해 ‘기술특례상장제도’를 통해 코스닥 시장에 이름을 올린 기업 수는 22개사로 지난해(21개사)에 이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기술특례상장은 당장 수익성은 낮지만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이 주식시장에 상장할 수 있도록 상장심사 기준을 낮춰주는 제도로 지난 2005년 도입됐다. 이 제도를 통한 기업수는 지난 2015년 12개사를 기록한 이후, 2016년 10개사, 2017년 7개사로 하락세를 보여왔다. 다만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벤처·중소기업 지원과 모험자본 활성화 정책이 자본시장 내에 과제로 부상하면서 기술특례상장은 증가 추세다.
특히 비바이오 업종의 기술특례 상장이 두드러졌다.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기술특례상장은 바이오 회사가 주도적으로 이용해 왔다. 2015년까지 1~2개에 그쳤던 비바이오 업종의 기술특례 상장은 지난해 5개사보다 많은 8개사가 올해 이름을 올렸다.
기술특례 상장을 위한 사전단계인 기술평가를 신청한 기업도 올해 48개사에 달했다. 전문평가기관의 신용평가등급이 A나 BBB 이상일 경우 기술특례 청구 가능하다. 기술평가 신청기업은 2015년 29개사, 2016년 33개사, 2017년 26개사, 2018년 36개사로 꾸준히 늘고 있다.
올해는 기존 기술평가트랙 이외도 다양한 유형의 특례상장기업이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현재 거래소가 혁신기업의 상장을 돕기 위해 운영중인 상장트랙은 △사업모델 기반기업 △성장성추천기업 △이익미실현 기업 등이 있다. 이를 통해 콘텐츠와 공유경제 등을 사업모델로 구성한 ‘플리토’와 ‘캐리소프트’를 포함해 △라닉스 △올리패스 △라파스 △신테카바이오 △브릿지바이오 △제테마 △리메드 등이 코스닥에 신규 입성했다.
일본의 무역보복 조치에 따른 소재부품 국산화 이슈로 관련 기업의 상장도 잇따랐다. 오는 24일 상장예정인 반도체 통신용 패키지 제조기업 ‘메탈라이프’는 거래소가 9월에 시행한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전문기업 상장지원방안’에 따른 첫 상장기업이다. 이 밖에 소부장 관련 기업인 서남과 서울바이오시스, 레이크머티리얼즈도 공모절차 진행 중에 있다.
한편 코스닥 시장에서 올해 신규상장기업수는 108개사로 지난 2002년 이후 두번째로 많았다. 공모금액도 전년대비 24% 급증한 약 2조6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에코프로비엠과 SNK가 각각 1728억원, 1697억원씩 대형 공모 자금조달에 성공하면서 금액을 크게 늘었다. 코넥스에서 이전상장한 기업수는 전년과 같은 12개사를 기록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기술평가 등을 통해 기술성과 혁신성을 인정받은 기업이 원활하게 상장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며 “앞으로도 성장잠재력이 높은 우량 기술기업이 코스닥 상장을 통해 크게 성장할 수 있도록, 활성화 정책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