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자리 잦은 연말…제약사, 숙취해소시장 선두 '쟁탈전'
국내 숙취해소제 시장 매년 두 자릿수 성장…올해 2500억 규모
‘컨디션’ CJ헬스케어, 프리미엄 음료·환 제형으로 ‘1위’ 굳히기 나서
광동제약은 짜 먹는 타입, 한독·JW중외제약은 사탕·젤리로 차별화
유유제약은 올해 ‘숙취앤굿’ 신제품으로 숙취해소제 시장 뛰어들어
2020-12-23 김아라 기자
[매일일보 김아라 기자] 연말연시 각종 술자리가 잦아지면서 시장점유율 선점을 위한 제약업계의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최근 삶의 질을 중시하는 문화가 전방위로 확대되자 숙취해소제가 젊은 층에는 ‘회식 전 재치 있는 선물’로, 중장년층에게는 ‘숙취 예방 필수품’으로 자리 잡게 되어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환 제형 숙취해소제를 포함한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2200억 원에 달하며 매년 10~20% 이상 성장으로 올해는 2500억 원을 돌파할 것으로 추산된다. 현재 숙취해소제 시장은 컨디션(CJ헬스케어)과 상쾌환(삼양사), 여명808(그래미), 모닝케어(동아제약) 등이 주도하고 있다. 이외 레디큐(한독)와 광동제약 등이 있다.
‘컨디션’으로 27년째 숙취해소제품시장 점유율 1위를 사수 중인 CJ헬스케어는 1위 굳히기에 나선다. 한때 점유율이 50%에 육박하기도 했으나 경쟁사들의 신제품 출시로 다소 주춤하고 있어서다. 이에 CJ헬스케어는 숙취해소 특허 성분을 넣은 프리미엄 음료 ‘컨디션 CEO’에 이어 환 제형인 ‘컨디션환’을 선보이면서 사업영역을 확장했다.
가장 주목할 점은 CJ헬스케어가 환 제형 숙취해소제에 뛰어들었다는 점이다. 업계는 환 제형 숙취해소제 시장이 기존 숙취해소음료 시장보다 시장 규모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 매출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 환 제형 숙취해소제 시장은 지난해 기준 약 400억 원 규모로 아직까지 작지만, 전년 대비 50% 이상의 폭발적인 성장을 보이는 상황이다.
CJ헬스케어는 환 제형의 후발주자인 만큼 복용 편의성을 더했다. 먹기 편하도록 세로형 스틱 포장으로 바꿨고 환 크기도 지름 3.5㎜ 크기로 줄였다. 엘더베리 향을 추가해 환 특유의 ‘퀴퀴한 냄새’도 줄였다. 이어 2030대 젊은 소비자 공략을 위해 컨디션환 광고 모델로 배우 박서준을 발탁하며 다양한 버전으로 광고를 만들고 홍보에 집중하고 있다.
업계 1위 컨디션의 아성에 도전하기 위한 제약사들의 시도도 끊이지 않는다. 특히 틈새시장 공략을 위해 제형 변화에 힘을 주고 있다.
광동제약은 최근 스틱 포 타입의 짜 먹는 숙취해소제 ‘광동 헛개파워 찐한포 알바린’을 선보였다. 바로 짜서 먹을 수 있어 음주 전후 간편하게 섭취하기에 좋다. 개당 15㎖ 용량으로 휴대성도 뛰어나다. 이번 제품 역시 헛개 소재 라인업으로, 알바린 농축액과 헛개나무 열매 추출 농축액이 주원료다. 알바린 농축액은 갈대 뿌리줄기, 금은화, 구기자, 뽕나무 열매 등 10여 가지 식물성 원료를 사용해 만든 성분으로 숙취 해소에 효과가 있다.
한독은 숙취해소음료 ‘레디큐’를 씹어 먹는 캔디 형태로 변형해 ‘레디큐-츄’를 선보였으며, JW중외제약도 젤리 형태인 ‘헛겔’로 차별화에 나섰다. 이밖에 유유제약은 숙취해소제 ‘숙취앤굿’을 필두로 숙취해소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업계는 “스스로 건강을 챙기면서 술을 즐기는 문화로 숙취해소제 수요가 늘면서 다양해진 숙취해소제 제품이 계속 나와 소비자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면서도 “규모가 한정된 시장에서 경쟁이 과도해지면 시장 나눠 먹기밖에 되지 않아 우려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업계는 숙취해소음료 출시 열풍으로 CJ헬스케어(컨디션)를 비롯해 동아제약(모닝케어), 한독(레디큐), 유한양행(내일엔), 보령제약(엑스솔루션) 등 시장에 도전장을 냈으나 몇몇 후발주자들은 유통망 확보에 실패하고 그중 일부는 제품을 철수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