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 인터뷰] 2019 규제샌드박스 '일등공신' - 이진수 과기정통부 디지털신산업제도 과장
규제샌드박스, 전부서 통틀어 최대성적(95건 처리) 거둬
“종주국 영국보다 빨라, 전 산업 분야 도입 의미 커”
“내년 인공지능·5G 등을 연계한 서비스도 확산할 것”
2020-12-26 한종훈 기자
[매일일보 한종훈 기자] “ICT 규제 샌드박스가 시행된지 1년도 되지 않았지만 전 산업 분야로 도입하고 있다는 점에서 뿌듯하다” ICT 규제 샌드박스를 이끄는 이진수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 디지털신산업제도 과장은 규제 샌드박스 성과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규제 샌드박스는 정보통신융합법과 산업융합촉진법에 근거한 제도로, 신기술·서비스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저해되지 않으면 현행법이나 규제가 있지만 이를 유예해주는 것이다.
지난 2018년 9월 규제 샌드박스 관련 4개 법(정보통신융합법·산업융합법·금융혁신법·지역특구법)이 통과됐고, 올 1월부터 본격 시행됐다. 기업은 규제가 있는지를 확인하려면 신속확인, 안전성 등을 시험 검증하고 싶으면 실증 특례, 시장 출시를 임시로 허가받고 싶으면 임시허가를 신청하면 된다.
과기부는 올해 7번의 심의위원회를 통해 95건의 과제를 처리했다. 접수된 과제는 신속처리 62건, 임시허가 19건, 실증 특례 32건이다. 이 중 처리된 과제는 신속처리 55건, 임시허가 18건, 실증 특례 22건이다.
이진수 과장은 “사실 제도 시행을 준비할 당시 흥행이 될까 걱정을 많이 했다”면서 “우리나라 혁신 생태계의 활력과 역동성이 어느 정도일지 가늠하기가 어려웠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과장은 “현장에서 보니 기업인들은 아이디어가 많았고, 열정도 넘쳐 미래에 대한 확신이 가득했다”고 밝혔다.
특히 처리를 마친 과제 중 실제 시장에 출시된 과제도 14건에 달한다. 서비스 출시를 준비 중인 과제는 18건으로, 이 가운데 7건은 연내 출시된다. 나머지 11건은 내년 상반기 출시 예정이다.
이에 대해 이 과장은 “워낙 다양한 분야에서 지정이 있었다”면서 “최신 트렌드를 반영하고 갈등 이슈가 많은 과제들이 의미 측면에서 특별하게 다가온다”고 말했다. 이어 이 과장은 “올해는 여러 분야 중에서 특히 O2O, 공유경제 분야의 다양한 과제가 발굴됐다”고 평가했다.
규제 샌드박스는 지난 2016년 영국에서 핀테크 분야를 중심으로 도입됐다. 우리나라는 영국을 롤모델로 삼았다.
이 과장은 “영국의 경우 규제 샌드박스로 인해 기업·시장의 혁신 촉진, 소비자 편익 향상, 규제 효과성 제고 등 전반적으로 소기의 성과가 나타났다고 평가를 받고 있다”면서 “우리나라는 영국의 제도 자체는 차용했지만 핀테크 분야에 그치지 않고 전 산업 분야에 전면적으로 도입한데 의의가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과장은 “내년에는 인공지능, 5G 등을 연계한 혁신적인 과제들을 발굴하고, 다양한 응용 서비스를 확산하고자 한다”면서 “더불어 제도 홍보 및 기업 컨설팅을 강화해 정확한 제도의 이해를 바탕으로 기업들이 규제 샌드박스를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목표를 밝혔다.
다만 이 과장은 제도의 취지와 본질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발생하는 운영상 애로사항도 털어놨다. 이 과장은 “ICT 규제 샌드박스는 ICT 신기술·서비스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저해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테스트함으로써 규제를 합리적으로 재설계하자는 취지로 탄생했다”면서 “신청기업은 사전준비 없이 당장 규제부터 풀기보다는 시장 영향성 및 위험요인 등을 사전에 고려해 안전성 확보 및 이용자 보호 방안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 과장은 “제도 취지에 맞게 국민·기업·정부가 공감대를 형성하고, 테스트 체계를 개선할 필요도 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이 과장은 “앞으로 다양한 이슈와 문제들을 마주하더라도 신산업 규제개선에 대한 공감대를 확산하고, 규제 샌드박스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 이진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디지털신산업제도 과장은 누구?
지난 1998년 정보통신부(현 과기정통부)에 입사해 2012년 주 제네바 대표부 참사관과 2016년 BH 과기보좌관실과 미래전략수석실 행정관 등을 역임했다. 2018년 초까지는 청와대 과학기술보좌관실 행정관으로 근무했다. 이후 2018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인터넷융합정책관 인터넷제도혁신 과장으로 규제 샌드박스 제도를 이끌기 시작했다. 이어 올해 11월부터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정보통신정책관 디지털신산업제도 과장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