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 경기반등이냐 저성장 늪에 빠지느냐...기로에 선 J노믹스
정부 “저성장 탈출 절박감” 돌파구 마련 총력전
반등 모멘텀 확보 못하면 경제정책 실패로 귀결
2021-01-01 박지민 기자
[매일일보 박지민 기자] 정부는 지난해 12월 새해 경제정책방향 발표에서 내년 100조 원 규모의 투자를 이끌어내는 등 경기반등을 위한 총력전을 예고했다. 지난해 한국 경제가 성장률 2.0% 달성마저 장담할 수 없을 정도로 위기국면을 맞이했기 때문이다. 현재의 경제적 위기를 두고 일각에서는 문재인 정부가 출범 초기 소득주도성장 등 무리한 경제정책을 강행하면서 자초한 측면이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임기 4년차를 맞는 올해 정부가 반등의 모멘텀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J노믹스에 대해 실패한 정책이란 평가가 쏟아질 전망이다.
▮지난해 저성장·저물가 공포 엄습
지난해 한국 경제는 저성장과 저물가에 대한 두려움에 시달려야 했다. 경기 부진의 신호는 경제 전반에서 울렸다. 성장률은 2%선을 사수해야 하는 상황에 몰렸고, 수출은 1년 내내 감소세를 이어갔다. 여기에 국내 소비까지 위축되면서 GDP(국내총생산) 디플레이터가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 2분기 이후 가장 큰 폭(1.6%)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비관론을 경계해 온 정부조차 “올해는 굉장히 어려운 해였으며 궤도에서 벗어난 저성장 시기에서 최단 시간 내 탈출해야 한다는 절박감을 가지고 있다”고 말할 정도였다.
저성장 위기는 동시에 고용 위기로 치달았다. 2018년 취업자 수 급감에 따른 기저 효과와 공공 일자리의 확대로 전체적인 고용 통계는 크게 개선됐지만 한국 경제의 중추인 30~40대의 일자리가 급격히 감소하는 등 취업 시간별, 연령대별, 산업별 고용시장은 실질적으로 개선되지 않고 있다.
이처럼 저물가·저성장 기조가 확산하면서 가계부채도 심각한 문제로 떠올랐다. 지난해는 우리나라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세계에서 세 번째로 빠른 속도로 증가했다. 또한 저성장 국면에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유동자금은 부동산 투기를 불렀다. 지난해 서울 아파트 가격의 중위값은 9억 원에 육박할 정도였다.
▮올 소폭 개선 전망...본격 회복 기대 어려워
올해는 지난해보다는 경제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수출 주력 품목인 반도체 수요가 회복되고 이에 따라 설비투자 역시 확대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한 정부의 복지지출 확대로 저소득층의 소비 여력이 다소 높아지고, 생활 SOC(사회간접자본)에 대한 대규모 투자로 건설 경기 위축이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감안한 정부의 성장률 전망치는 2.4%, 국내외 주요 기관들의 전망치를 종합하면 2.2∼2.3% 수준이다. 하지만 한국 경제가 본격적인 회복 국면에 접어들 것이라고 기대하기에는 한계가 분명하다는 관측이 많다.
당장 정부의 처방을 두고 실효성 논란이 거세다. 정부는 올해 대규모 민간투자를 이끌어내겠다고 공언했지만 ‘구체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나온다. 당장 투자를 이끌어내기 위한 전제조건으로 신산업에 대한 규제 해소가 필요하지만, 이를 위한 구체적 해법부터 불투명하다는 지적이다.
또한 일자리 대책에 있어서도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나서 40대 일자리에 대한 특단의 대책 마련을 주문했지만, 정부는 재정사업을 통한 공공 일자리 정책 이외에 뾰족한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부동산 정책의 경우 지난 연말 15억 원 이상 아파트 구매 시 대출을 원천봉쇄하는 초고강도 대책이 나왔지만, 올 상반기 대규모 재정지출로 시중 유동자금이 더욱 늘어날 경우 결국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들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