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 文정부서도 ‘규제 혁파’ 쳇바퀴
체감 성과는 없이 구호만...“기득권 장벽 여전”
2021-01-01 김나현 기자
[매일일보 김나현 기자] 역대 정부에서 규제 개혁은 경제 활성화를 위해 시급히 해결해야할 과제로 추진해 왔지만 아직까지 시원한 해결책은 나오지 않고 있다. 문재인 정부에서도 마찬가지다.
문재인 정부가 규제 개혁의 기치를 본격적으로 들기 시작한 때는 집권 2년차인 2018년 8월이었다. 당시 문재인 대통령은 은산분리 규제를 19세기말 영국의 ‘붉은 깃발법’에 비유하며 과감한 혁신을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제도는 새로운 산업의 가치를 키울 수도 있고 사장시켜버릴 수도 있다”며 “혁신성장을 위한 규제혁신은 속도와 타이밍이 생명이다. 우리가 제때에 규제혁신을 이뤄야 다른 나라에 뒤처지지 않고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주역이 될 수 있다”고도 했다.
하지만 2020년을 맞이하는 지금도 규제 개혁에서는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정세균 국무총리 후보자는 지난달 후보자 사무실 첫 출근에서 주요 규제 개선 정책에 대한 보고를 받은 뒤 “이런 식으로 그대로 가면 중국에 로열티를 내든지, 종속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현장에서도 규제 개혁과 관련해서는 “변화가 크지 않다”는 말이 나온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신년 인터뷰에서 “기득권에 대한 장벽이 그대로 존재해 새로운 산업 변화를 일으키기가 불가능할 정도로 고착화, 전체적 역동성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는 것이 제일 큰 걱정”이라며 “기업 전체로 보면 진입 장벽을 갖춘 기업과 한계 기업 두 집단이 변하지 않으며 기업 입출(入出)이 현저히 저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회장은 또 “새로운 사업 기회가 눈에 띄지 않아 투자가 점점 적어지고 결국 짜여진 대로만 가고 있다는 상황은 시대에 뒤떨어졌다. 중장기적으로 구조개혁이 굉장히 더뎌 미래가 대단히 우려스럽다”고도 했다.
이 같은 우려에도 올해 역시 규제 개혁에서 눈에 띌 정도에 성과가 나올지는 미지수다. 정부는 지난해 말 발표한 올해 경제정책방향에서 △바이오헬스 △금융 △공유경제 △신산업 △관광 등 현장의 개선 요구가 큰 5개 영역에서 10대 규제집중 산업분야를 선정해 원점에서 규제 완화 검토를 추진하기로 했다. 하지만 정부 발표에는 정작 그동안 기업들이 요구해 온 △화학물질 규제 완화 △규제비용 총량제 법제화 △법인세 및 상속세 완화 △대기업집단 규제 폐지 등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