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최근 연이어 일교차가 커지더니 날씨가 제법 쌀쌀해졌다. 본격적인 겨울을 알리는 입동(立冬)이 지나고 옷장에서 두꺼운 옷을 꺼내 입다 보면 문득 겨울이 찾아왔음을 실감하게 된다. 사계절 중 겨울은 소방관들에게 유난히 혹독하고 바쁜 계절이다. 춥고 건조한 겨울 날씨의 특성상 대형 화재가 자주 발생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국가화재정보센터 통계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4년~2018년) 화재 발생 건수는 겨울철이 26.7%로 두 번째로 높은 점유율을 보였으며, 화재로 인한 인명피해는 사망자와 부상자 모두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화재 발생 장소는 주거시설의 점유율이 21.5%로 가장 높았으며, 화재 원인은 부주의로 인한 화재 점유율이 52%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즉 연중 겨울에 부주의로 인해 발생하는 화재로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한다는 의미이다.
이런 겨울철 화재의 위험성 때문에 전국의 소방관서는 11월을 ‘불조심 강조의 달’로 지정해 화재 예방에 대한 대대적인 홍보 활동에 나서고 겨울철 소방안전대책을 수립해 각종 캠페인, 홍보 활동, 소방특별조사, 안전컨설팅 등 화재 예방 및 대응 활동에 온 역량을 다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일부 가정에서는 화재가 발생해 힘든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겨울철 화재의 주요 원인은 전기매트, 전기히터, 난로 등 취급 부주의가 다수 발생하고 있으며, 잘못된 난방용품 사용은 대형화재를 발생시킬 뿐만 아니라 막대한 인명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그렇기에 난방용품에 대한 몇 가지 주의사항을 알아볼 필요가 있다.
첫째,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았던 난방용품을 사용할 때는 사전점검은 필수이므로 전열 부위에 먼지가 끼어 있으면 제거하고 파손 또는 전선 피복이 벗겨진 곳은 없는지 확인 후 사용해야 한다.
둘째, 전기장판은 접어서 보관하면 열선 피복 손상으로 발열 및 화재가 발생할 수 있음으로 둥글게 말아서 보관해야 한다.
셋째, 난방 기구는 전력 소모가 많음으로 문어발식 콘센트 연결은 과부하를 발생 시켜 합선에 의한 화재위험이 있음으로 용량에 맞는 콘센트를 사용해야 한다.
넷째, 값싼 제품보다는 제대로 검증받은 제품을 사용해야 하며 누전차단기 등 전기시설에 대한 점검을 수시로 해 전기화재에 대한 예방을 철저히 해야 한다.
다섯째, 화목보일러 사용 시에는 가연물을 보일러로부터 2m 이상 떨어진 장소에 보관하여야 하며 보일러 사용 시 주변에 소화기를 비치하고 장시간 자리를 비우지 않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가정에 주택용 소방시설을 반드시 구비해 화재 발생에 대비해야 한다. 방마다 하나씩 설치된 단독경보형 감지기와 가정에 하나씩 구비된 소화기는 화재 발생 사실을 조기에 인식해 화재 대피 및 초기 진압을 가능하게 해 주는 장비이다.
인도 베다 신화에 불의 신으로 등장하는 “아그니(Agni)”가 자비로운 표정과 악의에 찬 표정의 얼굴을 가지고 있다고 묘사되는 것처럼 불은 예부터 인자함과 두려움 두 가지 모습으로 인간의 곁에서 존재해 왔다. 잘못된 화기 사용이 화마로 돌변해 우리의 가정을 해치지 않도록 화재 안전을 위해 평소 안전 습관을 지니는 데 노력해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 제시한 방법으로 모든 화재를 예방할 수 있는 것은 아니겠지만 이 글을 읽는 독자의 사소한 주의가 사랑하는 가족과 이웃의 행복을 지켜주는 길이 되었으면 한다.
태안소방서장 김경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