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정부 인선 내정자, 쏟아지는 의혹들

저축은행인출·증여세회피·부동산투기 등 논란

2014-02-19     김영욱 기자

[매일일보]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19일까지 임명한 새 정부 각료 후보자와 청와대 참모 내정자들의 일부가 도덕성 및 자질 시비에 휘말리고 있다.증여세 포탈, 부동산 투기 의혹과 더불어 공직 퇴임후 경력 문제, 부적절 주식거래, 국적과 병역에서의 의혹 등이 백화점식으로 속속 불거지고 있다.국회 인사청문회가 녹록지 않을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특히 20일부터 3일간의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있는 정홍원 국무총리 내정자가 부인이 소유한 땅을 공직자 재산신고에서 누락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정 내정자의 부인 최모씨는 부모로부터 땅을 상속받은 것으로 알려졌다.정 내정자는 지난 1995년부터 2011년까지 해온 고위 공직자 재산신고에서 최 씨가 소유한 땅의 절반만을 재산 신고했다. 부인 최 씨 등 9남매는 부모로부터 논·밭·대지 등 14필지 4만7318㎡ 을 물려받았으며 최 씨의 지분은 이 가운데 30분의 1이었다. 정 내정자는 총 14필지 중 나머지 7필지의 소유권이 최 씨의 다른 남매에게 넘어갈 때까지 단 한 차례도 신고하지 않았다.지난 2003년 최 씨 남매 중 5명은 다른 남매들에게 빚이 있어 땅을 팔겠다는 의도로 서로 소유한 땅을 경매에 입찰해 되사는 석연찮은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애초 경매에 붙인 땅을 되살 돈으로 빚을 갚으면 되는데 오히려 일을 더 복잡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이와 관련 부동산 소송 전문 변호사는 “남매간에 실제로 채무관계가 없는데 허위 채권을 발생시켜 경매로 땅을 나눈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남매에게 증여하거나 팔 경우 증여세와 양도소득세를 내야 하기 때문에 편법을 쓴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당시 최 씨는 채권자와 채무자 양쪽에 자신의 이름을 올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중앙선관위 상임위원 재직 당시 겸직 논란도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정 후보자는 2004~2006년 중앙선관위 상임위원으로 일하던 중 민사재판의 소송대리인으로 이름을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정 후보자는 법무법인 로고스 변호사 자격으로 총 7건의 사건을 맡았다. 이 중 2건의 변론이 중앙선관위 상임위원으로 재직하던 2004년부터 2006년 사이에 진행됐다. 재판 결과도 임기 중에 나왔다.선관위 공무원은 일체의 영리행위를 할 수 없다는 점에서 청문회 과정에서 겸직 논란이 예상된다.과거 검사로 활동하던 당시 맡았던 사건들도 청문회 과정에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정 후보자가 맡았던 의정부 법조비리사건이나 국회 노동위원회 돈봉투 사건, 안기부 북풍 사건 등이 집중 거론될 전망이다.이에 대해 홍일표 새누리당 의원은 19일 주택청약을 위한 위장전입 등 정홍원 국무총리 후보자를 둘러싼 여러 가지 의혹들이 제기되는데 대해 “(정 후보자의 설명이) 나름대로 일리는 있어 보인다”며 인사청문회 통과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정 후보자 인사청문회 여당 측 간사를 맡고 있는 홍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 “지금까지 정 후보자 쪽에서 열심히 해명을 해왔고 나름대로 그 설명들이 일리가 있다”고 말했다.한편 청와대 비서실장에 내정된 허태열 전 의원은 지난해 3월 재산공개시 부인 명의로 신고한 3억5000여만원 상당의 경기도 파주시의 논이 문제가 되고 있다.1997년 8월 토지를 샀는데 부인이 영농계약서를 허위로 작성했다는 의혹과 함께 부동산 투기 의혹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허 내정자는 “처음에 농사를 직접 짓다가 소작을 맡겼고,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이후 한국농어촌공사에 토지 운영을 위탁했다”고 해명했다.허 내정자는 1976년 왼손 검지와 중지, 약지 등 3손가락 마비 증상으로 병역 면제를 받았는데 손가락 마비는 병역면제 비리에 악용한 사례가 많아 논란이 되고 있다.청와대 곽상도 민정수석비서관 내정자는 지난해 5월 영업정지된 미래저축은행 김찬경 회장의 변호를 맡은 것이 시빗거리가 됐다. 김 회장은 자신의 범죄가 발각되자 밀항을 시도하다 붙잡힌 바 있다.곽 내정자는 대표적인 공안 조작 사건으로 불리는 ‘강기훈 유서대필 사건’의 수사를 담당한 것도 문제가 되고 있다.

청와대 비서진의 경우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치지 않기 때문에 박 당선인의 취임 이후 임명될 수 있지만 총리와 장관 내정자들은 청문회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