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 김치 속 주요 유산균 생태적 특성 종합 분석
아종 수준 분석기술 개발, 김치 유산균 생태지도 세계 최초 작성해
2021-01-06 전승완 기자
[매일일보 전승완 기자] 농촌진흥청은 유전체 정보를 바탕으로 김치 유산균의 생태적 특성을 종합 분석한 후, 세계 최초로 김치 유산균 생태지도를 개발했다고 6일 밝혔다.
김치 발효 과정에서 생성되는 유산균의 항암, 항염, 항비만, 항바이러스 효과가 밝혀진 바 있으나, 주요 김치 유산균의 생태적 변화에 대한 연구는 아직 부족한 편이다.
우선 대표 김치 발효 스타터균인 ‘류코노스톡 메센테로이데스’의 유전체 정보를 비교해, ‘류코노스톡 메센테로이데스 아종 메센테로이데스’와 ‘류코노스톡 메센테로이데스 아종 수이오니쿰’의 밀도를 아종 수준에서 정량 조사하고 검출할 수 있는 분석법을 개발했다.
이 분석법으로 확인한 결과, ‘류코노스톡 메센테로이데스 아종 메센테로이데스’의 발생 밀도는 백김치보다 고춧가루 김치에서 10배 이상 높았다.
그러나 ‘류코노스톡 메센테로이데스 아종 수이오니쿰’은 발효 온도를 15℃와 25℃로 맞춘 후 발효시켰을 때, 고춧가루 김치보다 백김치에서 10배 이상 많이 발생했다.
이와 함께 농촌진흥청은 여성과 영유아의 면역력을 높이는 ‘락토바실러스 퍼멘툼’과 항염·항산화, 아토피 개선 효과가 있는 ‘락토바실러스 파라카제이 아종 파라카제이’의 생태적 특성을 정량적으로 조사·분석·검출할 수 있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이 기술을 활용해 ‘락토바실러스 퍼멘툼’의 생태적 특성을 확인한 결과, ‘락토바실러스 퍼멘툼’은 4℃, 15℃에서 발효시킨 모든 김치와 25℃에서 발효시킨 고춧가루 김치에서는 검출되지 않았고, 25℃에서 발효시킨 백김치에서는 3일째 약 4만 마리가 발생했다.
‘락토바실러스 파라카제이 아종 파라카제이’는 15℃에서 발효시킨 백김치에서 2주 후 약 200배 증가했으나, 고춧가루 김치에서는 10배 증가했다.
또한 25℃에서 발효시킨 고춧가루 김치에서는 1주 동안 약 700배 발생해, 11일째부터는 초기 발생의 1000배를 유지했다. 25℃에서 발효시킨 백김치에서는 1주 동안 250배 발생했고, 8일째 다시 4배 증가 후 유지됐다.
락토바실러스 퍼멘툼은 25℃에서 발효시킨 백김치에서만 발생했다. 락토바실러스 파라카제이 아종 파라카제이는 4℃, 15℃에서는 백김치에서 많이 발생했으나, 25℃에서는 고춧가루 김치에서 약 1.4배 정도 많이 발생했다.
농촌진흥청 연구진은 이번에 분석한 유산균 4종과 기존 유산균 분석 자료를 종합해, 세계 최초로 김치 유산균 생태지도를 작성했다.
이 생태지도는 김치 종류와 저장 기간에 따라 소비자가 원하는 유산균을 섭취할 수 있는 과학적 근거를 제시한 것으로, 이를 이용하면 김치 주요 유산균 간의 상관관계, 변화, 환경인자와의 상호작용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이해할 수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지난 11월 특허출원이 완료됐으며, 김치 유산균과 바실러스 균들의 생태정보, 분석 기술은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2015년∼2018년 4편의 논문으로 게재돼 학술적으로 인정받았다.
한편 김치 유산균과 바실러스 자원의 생태정보는 식품과 관련 바이오산업에 필요한 종균 개발과 표준화의 기반 기술이 돼, 관련 산업의 고도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이용범 원장은 “이번 연구는 김치 유래 종균 자원을 대량 발굴할 수 있는 초석을 다진 것으로, 앞으로 다양한 유산균 생태정보를 발굴하고 분석기술을 적용해 대한민국이 김치 종주국으로서 위상을 확고하기 다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