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당선인 모처럼 ‘밖’으로 나왔는데…
무역협회·경총 방문…곧 노동단체 찾아 ‘껴안기’
2013-02-20 김영욱 기자
[매일일보] 새 정부의 조각(組閣)을 마친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외부 일정을 재개했다. 오는 25일 취임에 즈음한 행보가 ‘경제’와 ‘노동’에 맞춰지고 있다.박 당선인은 20일 오전 한국무역협회와 한국경영자총협회를 방문했다.대통령 당선 직후인 작년 12월26일 중소기업중앙회, 소상공인단체연합회와 전국경제인연합회를 잇따라 방문했던 것에서 이어지는 ‘경제행보’다.설 직전인 지난 8일 서울 중곡시장 방문 후 12일만의 ‘외출’이기도 하다. 당선인 비서실 관계자는 이날 “당선 후 경제단체를 차례로 만나려고 했으나 새 정부 인선 등으로 보류됐던 것을 이제 마무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박 당선인은 이날 방문에서 경제구조를 대기업 중심에서 중소기업 중심으로 재편하고 새로운 일자리를 만드는데 주력하겠다는 새 정부의 경제기조를 설명하고 협조를 구했다.이는 올해 세계적 경기침체가 예상되는 만큼 정부와 기업이 협심해 ‘경제살리기’에 나서야 한다는 뜻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중소기업과 중소상공인의 어려움을 가중시키는 대기업의 불공정거래 근절 등 대선공약이었던경제민주화 의지도 재확인할 것이다.박 당선인은 조만간 노동단체 방문에도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지난 대선 국면에서 박 당선인은 한국노총을 한차례 방문했으며 "대통령이 된다면 정기적으로 노사 대표자들을 직접 만나 비정규직 문제를 포함해 노동 현안에 대해 듣고 같이 논의하는 자리를 만들겠다"고 밝힌 바 있다.이번 노동단체 방문은 최근 쌍용차, 한진중공업 사태를 현안으로 안고 있는 ‘노동계 껴안기’의 성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민주노총·시민단체 연대체인 비상시국회의는 이달초 대통령직인수위 앞에서 정리해고·비정규직·노조파괴 등 노동현안에 대한 박 당선인의 답변과 쌍용차 국조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으며 취임식에 임박한 23일 전국노동자대회와 범국민대회를 계획하고 있다.노동 현안 해결에 의지를 보여줄 것을 요구해온 노동계에 ‘응답’하는 차원에서 박 당선인이 적극적으로 해법 모색에 나설 지 주목된다.이런 가운데 박근혜 정부의 최우선 현안인 경제 분야에서 박근혜 경제라인이 제대로 위기 대응에 나설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경제위기와 관련한 경제팀의 활약 여부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현오석 경제부총리 내정자와 조원동 청와대 경제수석 내정자 그리고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 등 주요 경제포스트간 호흡이 대체로 무난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배민근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경제위기 극복은 경기조절적인 측면도 봐야 하는데 현오석 내정자와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경기부양적 기조를 공유하는 면이 있다”고 평가했다.김상조 한성대 무역학과 교수는 “현 내정자와 조 내정자 모두 EPB 출신인데 주로 기획파트에서 일한 만큼, 이들을 인선한 것은 경제위기 상황에서 경기조절을 잘해달라는 뜻이 아니겠느냐”고 분석했다.이런 가운데 ‘현오석-조원동 카드’는 박 당선인이 대선 기간 수차 강조한 경제민주화보다는 경기조절이나 성장에 방점을 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많았다.김 교수는 “경제부분은 ‘경기조절·성장’과 ‘경제민주화’라는 구조개혁으로 나뉠텐데 ‘현오석-조 원동 카드’는 경기조절과 성장에 더 방점을 두는 것으로 봐야할 것”이라면서 “경제민주화와 관련해서는 향후 금융위원장, 공정거래위원장, 국세청장 등 법집행 감독기관 수장 인선을 봐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복지와 성장의 선순환’을 어떻게 실현할지에 대해서는 앞으로 잘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이 많았다.유병규 본부장은 “복지와 성장의 선순환 구조를 어떻게 이루느냐가 현오석 경제팀의 과제"라면서 "정부 출범 초기 1년에 여러 정책을 밀고 가야 하는데 얼마나 추진력이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한 여권 인시도 “박 당선인은 복지와 성장의 선순환 등 기본만 말했지 현실 경제에서 어떻게 적용할지는 불투명한 만큼, 부총리가 이니셔티브를 쥐고 어떤 콘텐츠를 제시할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신중한 입장을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