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받는 리더]‘이석희號’SK하이닉스, 수익성 위한 원톱 리더십 강화
이석희 CEO, 원가경쟁력·판매시장 강화해 미래투자 실탄 준비
진교원 개발제조총괄 사장, 생산성·수율 향상 및 고객니즈 대응
진정훈 글로벌 디벨로프먼트 담당, AI·5G·IoT 신성장 동력 모색
2020-01-07 이상래 기자
[매일일보 이상래 기자] 이석희 SK하이닉스 최고경영자(CEO) 사장은 회사 전체를 총괄한다. SK하이닉스의 전체 그림을 그리며 조직 전체를 이끄는 역할이다. 이 사장의 경영방침이 실제 이뤄지기 위해서는 SK하이닉스 개발부터 양산을 총괄하는 진교원 개발제조총괄 사장과 미래 먹거리 발굴을 지휘하는 진정훈 글로벌 디벨로프먼트 그룹 담당 사장의 역할이 중요하다.
이 사장은 지난 2일 신년사를 통해 올해 SK하이닉스 경영방향을 밝혔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D램 단가 하락으로 극심한 부진을 겪었던 반도체 업계는 올해 바닥을 찍고 반등할 것으로 보는 전망이 적지 않다. 시장조사기관 IC인사이츠는 “5G, 인공지능, 딥러닝 그리고 모바일에서의 가상현실과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서버 등이 늘어남에 따라 낸드플래시와 D램의 성장세가 가파를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 사장은 신중했다. 이 사장은 신년사에서 “반도체업은 무역 분쟁뿐만 아니라, 신규 경쟁자 진입, 인터넷데이터센터(IDC) 시장 불안정 등 여러 요인이 복잡하게 얽힌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다”고 했다.
이에 이 사장은 SK하이닉스가 ‘원가 경쟁력 확보’와 ‘전략 시장 확대’ 등 기본기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사장은 “올해 10나노급 3세대 D램과 128단 낸드플래시 기반 솔루션제품을 본격 생산하고 판매를 확대하는 한편, 생산성과 수율 향상을 비롯해 상시적인 리소스(경영자원)관리로 원가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겠다”고 했다. 이 사장은 “기술리더십은 기술 개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 기술이 빠르게 양산으로 이어져 고객에게서 완성돼야 한다”며 개발·양산·고객 대응 등 기획부터 판매까지 가장 최적화된 시스템으로 전환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두 핵심 경영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신설한 것이 ‘개발제조총괄’ 조직이다. SK하이닉스는 개발부터 양산까지의 기술통합력을 높이고 운영 효율성을 강화하기 위해 ‘개발제조총괄’ 조직을 신설했다고 전했다.
개발제조총괄을 이끄는 진교원 사장은 D램개발사업담당, 낸드개발부문장, 품질보증본부장 등을 거친 회사 최고 기술 전문가 중 한명이다. 진 사장은 이 사장이 제시한 원가 경쟁력 확보와 전략 시장 확대라는 두 마리 토기를 잡아야 한다.
이를 통해 SK하이닉스는 올해 반도체 업황이 개선된다면 수익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이 사장은 자사 뉴스룸에서 “경기가 어려워질수록 기술 개발에 집중해 품질 좋은 제품을 만들어야 하고, 원가 절감에도 노력해야 한다”며 “그래야 경기가 회복될 때 강하게 치고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도 미래 준비를 위해 많은 에너지를 쓴다”고 했다.
SK하이닉스는 이같은 탄탄한 기본기를 통해 확보한 실탄으로 미래에 공격적으로 투자한다. SK하이닉스가 지난해 말 새로운 미래 먹거리 발굴을 담당하는 글로벌 디벨로프먼트 담당을 사장급으로 격상해 조직을 확대한 배경이다. 5세대 이동통신(5G) 확대와 인공지능(AI), 클라우드 기술의 발달로 새롭게 창출될 사업기회를 놓치지 않고 적극 대응하겠다는 SK하이닉스의 선언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디벨로프먼트 담당인 진정훈 사장은 신사업 인수합병(M&A) 전문가다. 진 사장은 지난 2007년 SK텔레콤이 신설한 신규전략그룹 책임자를 역임한 바 있다. 진 사장은 SK텔레콤 미주사업본부장, SK하이닉스 미주법인총괄 등도 역임한 미국통이다.
이에 미국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의 SK하이닉스 참석이 지난해보다 주목받는다. SK하이닉스는 AI,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오토모티브(Automotive),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5G 등 6개 사업분야와 관련된 반도체 솔루션을 전시한다. SK하이닉스는 CES를 통해 참석한 다양한 고객사를 만나 고객의 니즈를 파악하고, 글로벌 기술 트렌드를 점검해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한다.
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는 이석희 CEO 첫 해인 지난해 주력사업인 D램 단가하락이라는 불가역적 대외악재를 맞이했지만 기본기에 충실해 이를 잘 극복했다”며 “올해 반도체 업계가 바닥을 찍으면 빠른 속도로 치고 올라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