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1층=화장품’ 공식 깨졌다…신세계百 영등포점, 업계 최초 1층 식품관 선보여
건물 전체 생활전문관 이어 이번엔 백화점 1층에 푸드마켓 파격 구성
리빙관과 연계성 위해 고객 데이터 분석, 매출 연계높은 신선식품 배치
새벽경매 수산물·친환경 정육·프리미엄 과일코너 등 차별화 상품 다양
2020-01-12 김아라 기자
[매일일보 김아라 기자] 신세계백화점이 업계 최초로 백화점 매장 1층에 식품관을 들였다. 일반적으로 백화점 매장 1층이 해외 명품이나 화장품 등 화려한 매장으로 고객의 눈길을 끄는 역할을 해온 점을 고려하면 매장 구성에 파격적인 변화를 준 셈이다.
12일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개점 10년 만에 전체 리뉴얼 진행 중인 영등포점은 리빙관 1층과 리빙관·패션관 지하 1층에 1400평 규모의 식품전문관을 열었다. 앞서 영등포점은 지난해 10월 건물 전체를 ‘생활전문관’으로 꾸미는 파격적인 시도를 한 데 이어 이번에는 백화점 1층을 푸드마켓으로 구성했다.
신세계가 이처럼 리빙관 1층에 푸드마켓을 파격적으로 구성한 것은 철저한 ‘고객 데이터 분석’ 때문이다. 그동안 백화점 1층은 화려한 명품이나 향수, 화장품이 고객들의 오감을 자극해왔고 위층의 의류 매장으로 발걸음을 옮기게 하는 역할을 했다. 자연스럽게 ‘뷰티·패션’ 공통의 카테고리로 묶어왔던 것..
하지만 신세계는 영등포점의 고객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생활과 식품 장르를 함께 구매하는 비율이 높다는 것을 확인했다. 실제 2018년 영등포점의 생활 장르와 신선식품 장르의 매출 연계율은 56%에 달했다. 이는 생활 장르에서 구매한 고객 10명 중 약 6명이 신선식품을 동시에 구매했다는 뜻이다. 특히 신선식품은 주방용품과의 매출 밀접성이 높게 나타났다.
이에 신세계는 생활전문관이라는 영등포점 리빙관의 특성상 기존 방식으로는 층간 쇼핑 연계성이 떨어진다고 판단돼 ‘백화점 1층 매장에는 명품, 화장품’이란 기존 틀을 과감히 깼다.
이번에 오픈한 영등포점 리빙관 1층 푸드마켓은 과일·채소·수산·정육·가공식품은 물론 기존에 없던 베이커리와 카페까지 총망라했다.
백화점의 얼굴인 1층에 고객이 처음 들어섰을 때 눈이 즐겁고 화사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도록 풍성한 진열에 신경을 썼다. 기존 식품매장의 패킹 상품 진열이 아닌 알록달록한 과일과 채소를 그대로 쌓아두는 일명 ‘벌크 진열’을 해 미국 홀푸드 마켓 등 해외 유명 시장 같은 역동성 있는 분위기를 조성했다.
입점 브랜드도 한층 업그레이드했다. 수산 코너에서는 제주의 대표 해산물로 회ᆞ초밥을 만들어 판매하고 제주·부산·대천·주문진항에서 새벽 경매를 마친 중매인이 직접 보내는 가장 신선한 수산물을 판매한다.
정육 코너에서는 지정 목장 한우·무항생제 돈육 등 친환경 축산물 비중을 높였고 당일 들어온 과일로 만든 조각과일·과일주스·과일 아이스크림까지 만들어주는 프리미엄 과일 코너도 처음 마련했다.
양곡 코너에서는 마치 소믈리에처럼 고객의 취향에 맞는 쌀을 전문가가 추천해주고, 신설된 가정간편식 코너에서는 에어프라이기에 최적화된 냉동 간편식과 TV 프로그램에 나온 유명 상품도 다양하게 판매한다.
이 외에도 부산 3대 빵집 ‘겐츠베이커리’, 다양한 종류의 국산ᆞ수입 차 편집숍, 수제 치즈 숍, 레트로 컨셉의 욕실용품으로 구성된 라이프스타일 코너 등 알차면서도 찾아다니는 재미가 있는 매장으로 가득하다.
또 지하 1층에는 지난해 미쉐린 가이드에 선정된 ‘오장동 함흥냉면’과 유명호텔 출신 조승희 쉐프의 ‘맛이 차이나’, 경리단길 티라미수 맛집 ‘비스테카’, 강릉 중앙시장 명물 ‘육쪽마늘 빵’ 등 전국의 유명 맛집이 대거 입점했다.
신선식품 이용 고객들의 주차장 이동 거리도 고려했다. 기존에 지하 식품관이 있었던 영등포점은 리빙관 바로 옆에 지상 주차건물과 주차타워가 위치해 고객들이 과일 등 무거운 짐을 들고 다시 지상으로 나와야 하는 불편이 있었다. 이번에 푸드마켓이 1층에 문을 열면서 고객들이 식품관 쇼핑을 마치고 바로 옆 주차장으로 갈 수 있어 더욱 편리해졌다.
신세계백화점 영등포점장 박순민 상무는 “영등포점은 이번 리뉴얼을 통해 기존의 틀을 깨는 매장 구성으로 업계와는 차별화를 이루고 고객들에게는 전에 없던 신선함을 제공하고 있다”며 “앞으로 진행되는 리뉴얼에서도 짜임새 있는 구성과 상품을 통해 서남부상권 랜드마크 쇼핑센터로 발돋움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