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두 쪽 난 대한민국...윤석열 “수호” vs “사퇴”

광화문 광장에서 보수·진보 집회 동시에 열려

2021-01-12     김나현 기자
11일
[매일일보 김나현 기자] 지난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거취를 두고 둘로 갈라졌던 국민 여론이 이번에는 윤석열 검찰총장을 두고 또 다시 둘로 나뉘었다. 검찰 고위급 인사 후 첫 주말인 11일 서울 광화문 광장은 윤 총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촛불문화제와 청와대 의혹 관련 검찰 수사를 지지하는 집회가 동시에 열렸다. 토요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는 검찰 개혁을 둘러싼 보수와 진보 집회가 이어졌다. ‘정치검찰 완전 퇴출 촛불시민연대’는 이날 오후 5시 30분께부터 광화문광장에서 윤 총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촛불문화제를 열었다. 주최측은 지난 8일 법무부의 검사장급 인사를 두고 “지난 반년간 수사·기소 독점권력으로 정국을 혼란에 빠뜨려온 정치검찰에 대한 응당한 처분”이라고 했다. 이어 “적폐세력의 첨병 역할을 해온 것이 정치검찰과 그 수장 윤석열”이라고 주장했다. 진보성향 단체들은 ‘윤석열 당장 사퇴, 정치검찰 척결, 황교안 구속, 자한당 해체’를 주장하며 집회를 이어나갔다. 윤 총장의 사퇴를 핵심 구호로 내건 진보집회는 이번이 처음이다. ‘윤석열 사퇴를 위한 범국민응징본부’ 백은종 대표는 “정치 검찰 윤석열이 촛불시민 혁명정부를 붕괴시키려는 음모를 꾸미고 있다”라며 “윤석열이 70여차례 압수수색에도 조국의 혐의를 소명하지 못했음에도 지금 추미애 장관한테까지 칼끝을 겨누고 있다”고 했다. 윤 총장을 지지하는 보수단체의 집회도 동시에 열렸다. 보수단체 회원들은 ‘검찰이 최고다. 검찰이 잘한다’를 외치고 추 장관과 문재인 대통령을 비난하는 문구를 들고 행진하기도 했다.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 등 보수단체 회원들은 이날 정오부터 광화문 교보빌딩 인근 도로에서 문재인 정권의 퇴진을 요구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법무부의 검찰 인사를 ‘보복’과 ‘좌천’으로 규정하며 “윤 총장을 지키자”는 구호를 외쳤다. 단상에 오른 전광훈(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목사는 “대통령은 추미애 장관을 시켜 윤 총장이 제대로 일을 하지 못하도록 손발 32명을 다 잘라냈다”며 “그 검사들을 원위치로 돌려놔야 한다”고 했다. 경찰은 양측 집회 시간대가 겹친 오후 5시를 전후해 광화문광장 일부 영역에 펜스를 이중으로 두르고 경찰력을 배치했다. 경찰 병력이 지키는 펜스를 경계로 ‘문재인 사퇴’와 ‘윤석열 사퇴’ ‘정의 수호’ ‘윤석열 파이팅’을 외치며 셔로를 겨냥했으나 물리적 충돌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