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형의 건설 톺아보기] 문화로 포장된 도시재생에 필요한 현실감각(上)
현 시점에서 진행되는 도시재생에 대한 국내의 접근방식은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물론 이것은 필자의 개인적인 견해라는 점을 강조하겠다. 양쪽 모두 정부의 적극적인 주도로 진행되지만 서로 평행선을 달리는 부분도 존재한다는 것은 유념해야 한다.
먼저 도시재생지원센터를 근간으로 지역공동체를 형성하고 지역민들이 주도적으로 사업을 이끌고 참여토록 유도하는 접근법을 들 수 있다. 이 중 일부는 마치 미국의 사회운동가인 솔 앨린스키의 ‘지역사회이론’과 흡사한 부분을 보이기도 한다. 동 이론의 핵심은 민중을 각성시키고 리더를 양성해 이들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도록 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활동가가 현지에서 발굴한 리더를 교육하고 지역민들의 자각을 통해 변화를 시작하지만, 활동가는 이런 움직임의 주체가 되는 일 없이 일정 시점에서 해당 지역을 떠나는 것이다. 그렇지만 이런 활동이 구체적인 결과를 내기까지는 당연하게도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되며, 지역공동체가 거의 형성되지 못한 국내도시에서는 더욱 그럴 것이다.
다른 하나는 한 때 유행했던 창조도시론의 양상이다. 동 이론의 핵심은 창의력있는 인재들을 유입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함으로써 궁극적으로는 도시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다. 이런 창조도시론을 적용한 대표적인 결과물은 리모델링이라는 단어로 상당부분 설명할 수 있다. 낡은 건축물을 새로 단장해 카페나 리모델링, 문화시설 등으로 활용하는 것이 그것이다.
결과물이 가시적임은 물론 소요기간도 예측이 가능하기에,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단기에 실현하는 한국식 정책입안과 실행의 특성에 잘 부합한다. 그렇지만 아직까지도 국내의 주력산업이 제조업 기반이라는 점에서 결과물의 활용에는 다소 한계가 예상된다.
◇주요약력
△공공기관 자문위원(부동산·민간투자사업·도시재생 등) 다수 △건축· 경관· 도시계획위원회 위원 다수 △도시·공공·디자인위원회 위원 다수 △명예 하도급 호민관·민간전문감사관 △한국산업인력공단 출제위원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