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구중궁궐’ 이미지 탈피할 듯
박 당선인, 비서와 소통위해 구조개선 피력
2014-02-24 고수정 기자
[매일일보] ‘박근혜 정부’가 25일 출범을 앞둔 가운데 그동안 구중궁궐에 비유되어온 청와대 공간구조에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청와대가 ‘구중궁궐’에 비유됐던 것은 ‘권부의 상징’이란 뜻과 함께 조선시대 왕이 살던 대궐을 연상시키는 구조를 비롯해 사람을 압도하게 만드는 그 내부 장식과 형식적 웅장미가 거주자(?)를 저절로 궁중문화에 젖어들게 만든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특히 대통령 집무실의 경우 ‘큰 운동장만 한 방에 당선인 책상과 회의용 탁자만 덩그러니 놓여 있어 흡사 절간을 연상시킨다’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 위압적인 구조이고, ‘내부 동선’도 대통령과 보좌진이 겹치지 않게 짜여져 있다는 점은 늘 문제로 지적되어왔다.청와대 재입성에 앞서 박근혜 당선인도 대통령 집무실을 포함한 청와대 공간구조 재배치 필요성에 대해 긍정적 입장을 피력한 바 있어 구조개선에 대해 구체적인 논의가 곧바로 본격화될 전망이다.그동안 청와대 리모델링 필요성은 크게 두 가지 이유에서 거론돼 왔다.우선 본관에 있는 대통령 집무실이 비서동인 위민관과 멀리 떨어져 있어 소통하기 힘든 구조로 돼 있다는 점이다. 두 공간의 거리가 500m에 달해 비서진이 대통령에게 보고하려면 차량으로 이동하거나 한참을 걸어야 한다. 대통령이 참모를 호출하면 빨라야 5분, 전용차량이 없는 비서관들은 10분이나 소요된다.본관은 집무실, 접견실, 부속실을 제외하면 대부분이 회의장이어서 공간의 활용 자체가 매우 비효율적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본관만 잘 개조해도 대통령이 자주 찾는 비서진이 들어올 수 있다.본관의 비효율, 불통 구조 외에 비서동의 사정도 리모델링 요인이다. 청와대 비서실장과 전(全) 수석비서관, 기획관, 행정관 등 300여명이 3개 동에서 일하고 있지만 공간이 부족해 ‘콩나물시루’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더욱이 비서실이 있는 위민 2, 3관은 1968년에 지어져 안전진단 결과 붕괴 위험 수준인 ‘D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청와대 공간 개조에 필요한 예산은 국회에서 번번이 깎이는 바람에 리모델링이나 재건축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공간 재배치가 현실화되면 비서동을 집무실로 옮기는 방안, 집무실을 비서동으로 옮기는 방안, 본관과 비서동에 각각 집무실을 두고 기능별로 활용하는 방안이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본관에서 100m 정도 거리에 새 비서동을 짓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특히 총리실을 비롯한 정부 일부 부처가 세종시로 이전해 광화문 정부청사에 공간이 있는 상황이어서 공사기간 비서진의 대체 근무장소를 구하기가 쉬워진 만큼 청와대 공간구조 변경은 지금이 적기라는 얘기가 많다.박 당선인은 대선 기간이던 작년 9월 안대희 전 새누리당 정치쇄신특위 위원장이 당선인과 참모들과 함께 일할 수 있도록 집무실 이전 방안을 제시하자 흔쾌히 수락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