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월 사령탑 맡아…해운동맹 ‘디 얼라이언스’ 가입 이끌어
4월 해운동맹 협력 본격화…초대형 컨테이너선 12척도 투입
2020-01-14 박주선 기자
[매일일보 박주선 기자] 현대상선이 올해 본격적으로 부활의 닻을 올릴 준비를 하고 있다. 해운동맹 협력이 본격화되는데다 초대형 컨테이너 선박 인도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3월 현대상선의 사령탑을 맡은 배재훈 사장은 탁월한 리더십으로 회사의 재도약을 이끌고 있다는 평가다.
14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오는 4월 1일부터 3대 해운동맹의 하나인 ‘디 얼라이언스’ 정식 회원으로 서비스를 시작한다.
디 얼라이언스는 독일의 하파크로이트, 일본의 원(ONE), 대만의 양밍이 2017년 4월 결성한 해운동맹이다. 현대상선은 2020년 4월부터 2030년 3월까지 디 얼라이언스 정회원 자격으로 협력 운항에 나선다.
새 해운동맹인 디 얼라이언스 협력이 본격화되면 한국 국적 해운사의 위상은 물론, 국내 산업계 수출물량의 안정적 운송 및 회사 영업이익도 상당히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디 얼라이언스 가입은 배재훈 현대상선 사장의 역할이 컸다는 분석이다. 배 사장은 CEO로서 선복 교환 조건, 항로 기획 등 종합적 요소들을 고려해 동맹 가입 작업을 진두지휘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상선은 새로운 해운동맹 협력 직후인 4월 말부터는 2만40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 선박 12척을 매주 1척씩 아시아~유럽 노선에 투입할 예정이다. 이 선박들은 현대상선은 물론 디 얼라이언스의 서비스 네트워크 향상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2021년 4월에는 1만5000TEU급 선박 8척도 투입된다. 회사는 컨테이너 박스, 항만 터미널 등 관련 인프라도 확대해 앞으로 초대형선 투입에 따른 컨테이너 물량 확대에 차질 없이 준비해 나갈 계획이다.
현대상선은 이외에도 환경 규제에 발 빠르게 대응한 덕분에 올해 대내외 환경도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유엔 산하 국제해사기구(IMO)는 올해 1월 1일부터 황산화물 배출 규제를 발효하며 선박 연료유에 대한 황 함유량 상한선을 기존 3.5%에서 0.5%로 대폭 낮췄다.
이에 따라 해운사들은 선박에 배기가스를 정화하는 탈황장치(스크러버)를 설치하거나 저유황유로 연료를 바꿔야 한다. 현대상선은 황산화물 배출 규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전체 선박 80%에 스크러버를 장착했다. 스크러버를 장착한 선박은 저유황유를 반드시 쓰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저유황유 가격 변동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
회사는 올해 분기 기준 흑자전환을 기대하고 있다. 현대상선은 지난해 3분기까지 18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이지만, 적자폭을 줄여가고 있다. 실제 지난해 3분기 영업손실은 466억원으로 2018년 같은 기간에 비해 765억원, 순손실은1242억원을 기록해 425억원 줄였다.
배 사장은 올해를 재도약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올 초 신년사를 통해 “초대형선 인수와 디 얼라이언스와의 본격적 협력이 시작되는 만큼, 2020년은 현대상선에 있어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2020년에는 재도약을 꼭 이뤄내자”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