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통위 첫발...안철수 "정치공학적 통합 논의 참여 안한다"
새보수당 "혁통위는 자문기구" 주장으로 진통
홍준표 "유승민과 통합해도 선거 도움 안된다"
2020-01-14 김정인 기자
[매일일보 김정인 기자] 혁신통합추진위원회(혁통위)가 14일 첫 회의를 열고 중도보수 통합을 위한 신호탄을 쐈지만,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의 불참 선언으로 출발부터 맥이 빠지고 말았다. 또한 새로운보수당은 혁통위의 성격을 두고 '자문기구'에 불과하다며 한국당과 별도의 통합 논의를 시사했다. 여기에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는 새보수당과의 통합해봐야 총선 승리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황교안 대표를 향해 비상대책위 체제를 재차 요구했다.
혁통위는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새보수당이 참가한 가운데 첫 회의를 열었다. 한국당과 새보수당 등 참여주체들 간 혁통위 출범 합의가 나온지 닷새만이다. 박형준 위원장은 출범 배경과 관련 "무모하고, 무도하고, 무지한 '3무 정권'을 심판할 강력한 정치적 도구를 원하는 국민이 너무 많아졌음을 확인했다"며 반문 기치 아래 중도보수가 한데 모여야 한다고 호소했다.
하지만 회의에서는 혁통위 성격에서부터 이견이 표출됐다. 지상욱 새보수당 의원은 "이 모임의 공식 명칭부터 그 역할, 기능, 내용 등에 대해서도 함께 논의를 하는 게 옳다"며 "그 동안의 성격은 시민사회단체 연석회의였다면 이제는 명실상부 정치의 세계로 나가고자 하는 디딤돌 자문기구의 역할로 이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박 위원장은 혁통위 성격을 둘러싼 논쟁은 무의미하다며 "혁신과 통합을 위한 여러 가지 방안들을 논의해서 정치적 통합이라는 합의를 촉진하는 논의기구"라고 정리했다.
이런 가운데 안 전 대표는 측근인 김도식 전 비서실장을 통해 혁통위 불참 의사를 밝혔다. 김 전 실장은 기자들에게 메시지에서 "안 전 대표의 의사와 전혀 무관하게 진행되고 있는 야권 통합 논의에 대해 다시 한 번 분명한 입장을 밝힌다"며 "안 전 대표는 '나라가 어렵고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국가혁신을 위한 인식의 대전환이 시급하다. 정치공학적인 통합 논의에는 참여할 생각이 없다'는 생각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이어 "문재인 정부하 정치의 위기는 분열적 리더십과 이념에 찌든 낡은 정치 패러다임, 그리고 기득권 정치인들의 득세로 점철돼 있다"며 "야권 통합은 세력통합이 아니라 혁신이 우선이다. 그것이 시대의 명령이고 국민의 눈높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을 반으로 쪼개 좌우 진영대결을 펼치자는 통합논의는 새로운 흐름과는 맞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안 전 대표는 19일께 귀국할 것으로 예상된다.
홍 전 대표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혁통위를 비판했다. 그는 "지난 1년 동안 야당은 허공에 주먹질만 한 허망한 세월을 보냈다. 머릿수가 모자라서가 아니라 절박함이 없었고 이미 저들에게 깔보임을 당한터라 무망한 대처로 세월을 보낼수 밖에 없었다"며 "유승민 (새보수당) 의원만 다시 불러오는 것은 소통합에 불과하고 선거에 큰 도움도 되지 않는다. 대통합이 필요하고 대통합의 키맨은 황 대표다. 더이상 머뭇거리지 말고 모든 것을 내려 놓고 통합비대위를 선언하라"고 했다. 그러면서 "시간 끌기로 다시 통합 화두를 이용하면 총선은 참패의 길로 간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