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홍콩 이어 필리핀까지 여행업계 연이은 악재 고심

동남아 실적 늘며 부진 만회 기대했지만 필리핀 화산폭발 터져 마닐라 여행객 비중 적은 편… 성수기 골프투어는 타격 불가피 더 큰 폭발 발생 징후 나타나… 동남아 전체 상품 악영향 우려

2021-01-15     한종훈 기자
잿빛으로
[매일일보 한종훈 기자] 여행업계가 지난해 일본 불매운동과 홍콩 시위 사태에 이어 최근 필리핀 화산폭발 악재에 고심이 커졌다. 특히 필리핀의 경우 일본과 홍콩의 대체 여행지 중 하나로 꼽힌다. 지난해 9월부터 상품 수요가 20% 가량 성장하며 동남아 여행 시장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모두투어에 따르면 지난달 필리핀 노선 수요도 전년 대비 30% 가량 증가했다. 하지만 지난 12일 오전 필리핀의 수도 마닐라 남쪽 약 65㎞ 떨어진 따알 화산이 폭발해 화산재가 쏟아지고 지진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마닐라 공항이 폐쇄됐다. 주민과 관광객 3만여 명이 대피했고, 반경 14km 주민들에게는 대피령이 내려졌다. 화산재가 날려 운항을 중단했던 마닐라 공항은 15일 현재 부분적으로 운항을 재개한 상태다. 화산이 터진 마닐라 지역은 여행객 비중이 10% 정도로 적은 편이다. 여행객 80% 이상이 세부나 보라카이 등 휴양지에 몰린다. 세부와 보라카이 여행은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라카이는 따알 화산과 약 300㎞, 세부는 약 500㎞ 떨어져 화산폭발에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 문제는 화산이 더 큰 폭발 가능성을 두고 있다는 점이다. 필리핀 지진화산연구소는 14일까지도 탈 화산에서 용암 활동이 관찰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필리핀 출국을 앞둔 여행객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이 지역은 유명 골프장들이 몰려있는 곳이라 추운 겨울을 피해 골프투어와 전지훈련 목적으로 많이 찾는 곳이다. 이번 화산폭발로 인해 골프 관련 여행업계의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필리핀 마닐라에서 골프장 부킹 등 여행사를 운영하는 한 관계자는 “설 연휴를 맞아 골프 관련 예약이 거의 꽉 차 있었다”면서 “하지만 화산폭발 때문에 예약 취소 문의가 끊이지 않고, 14일 하루 동안 50여 팀 이상이 예약을 취소한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화산폭발이 장기전이 될 경우 이번 겨울 장사를 망칠 수도 있는 상황이다”고 덧붙였다. 여행업계는 화산폭발이 동남아 전체 상품 판매에도 악영향을 끼칠까 우려하고 있다. 최근 일본여행 보이콧으로 이탈한 여행수요가 동남아 지역에 집중되고 있다는 점에서 상승세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여행사들은 지속적으로 마닐라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예약 취소가 조금씩 생기고는 있지만 우려했던 것만큼은 아니다”면서 “다만 화산폭발로 피해가 발생할 경우 다른 동남아 지역까지 판매가 줄어들까 우려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