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화 요청해놓고 추가 제재...北 "제재 해제 더는 집착 안한다"

새해 벽두부터 북미 힘겨루기 美“대화하자” vs 北 “일 없다” 北 “제재해제 관심 없다”에도 美, 北 노동자 관련 추가제재

2020-01-15     김정인 기자
북한
[매일일보 김정인 기자] 미국이 북한에 협상 재개를 공식 요청해놓고도 북한에 대한 추가 제재를 단행했다. 앞서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재 해제에 관심없다"고 말한 사실을 공개하며 자신들의 요구를 전폭 수용하지 않는 한 미국과의 협상에 복귀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미국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대북 제재로 압박을 계속하면 결국 북한이 협상에 복귀할 수밖에 없다는 기존 노선을 견지하는 모습이다.  ❚美, 北 해외노동자 돈줄 차단 본격화 미국의소리(VOA) 등 외신에 따르면,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14일(현지시간) 북한의 해외 노동자 수출을 총괄해온 남강무역회사와 중국 베이징 차오양구 소재 베이징 숙박소를 특별지정 제재 대상에 추가했다. OFAC는 "오늘 지정된 두 곳과 거래하는 사람이나 외국 금융기관은 제재 대상에 지정되거나 제3자 제재를 받을 수 있다"고 했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유엔 제재를 위반한 북한의 노동자 수출은 유엔 제재를 위반해 북한 정부의 불법 수입을 늘려주고 있다"고 했다. 미 국무부와 워싱턴 선진국방연구센터(C4ADS)에 따르면, 북한은 연간 10만명을 인력을 수출해 연 12억~23억 달러(1조3930억~2조6700억원)의 수입을 얻는 것으로 전해졌다. ❚北 비핵화 협상 복귀용 압박카드 이번 추가 제재는 북한을 협상장으로 끌어내기 위한 압박카드라는 분석이다. 이에 앞서 미국은 북한에 비핵화 실무협상 재개를 공식 요청한 상태다. 로버트 오브라이언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 10일 미 인터넷매체 악시오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북한과 접촉해 지난해 10월 스톡홀름에서 열었던 협상을 이어가기를 원한다는 의사를 전했다"며 "여러 채널을 통해 협상 재개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비핵화 약속 이행을 원한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했다. 이와 관련, 스웨덴 정부는 이날 VOA에 북미 간 협상 재개를 위해 접촉 중인 사실을 밝히기도 했다. 스웨덴 외교부 대변인은 "북미 간 대화를 촉진하기 위해 양측과 접촉하고 있다"며 "스웨덴 정부는 북미 대화를 적극 장려하며 양측의 더 진전된 대화를 촉진할 준비가 돼 있다. 그런 대화가 조속히 진행되길 희망한다"고 했다. 또 "대화는 한반도 상황을 평화적으로 풀어나갈 유일한 해법"이라며 "우리는 한반도 특별대사 및 대사관 관계자 등을 통해 (북미) 양측과 직접 소통하고 있다"고 했다. ❚김정은 "제제에도 해제에도 관심 없다" 반면 북한은 미국이 북한의 요구를 전적으로 수용해야만 대화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김계관 북한 외무성 고문 지난 11일 담화를 통해 "이제 다시 우리가 미국에 속아 지난 시기처럼 시간을 버리는 일은 절대로 없을 것"이라며 "평화적 인민이 겪는 고생을 조금이라도 덜어 보려고 일부 유엔제재와 나라의 중핵적인 핵시설을 통째로 바꾸자고 제안했던 베트남에서와 같은 협상(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은 다시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김 고문은 또 "우리에게는 일방적인 강요나 당하는 그런 회담에 다시 나갈 필요가 없으며 회담탁 위에서 장사꾼들처럼 무엇과 무엇을 바꿈질할 의욕도 전혀 없다"며 "다시 대화가 성립되자면 미국이 우리가 제시한 요구사항들을 전적으로 수긍하는 조건에서만 가능하다고 할 수 있겠지만 우리는 미국이 그렇게 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며 또 그렇게 할 수도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했다. 북한은 이 같은 입장에 힘을 싣기 위해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 간 대화 내용을 공개하기도 했다. 북한 조선중앙TV는 지난 10일 방영한 기록영화에서 "지난해 북미 정상의 판문점 회동 당시 김 위원장이 제재로 인한 고통이 이제 분노로 바뀌었다. 약속은 안 지키고 일방적인 요구만 하는 미국식 대화법에 응할 수 없다"며 당시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재에도 해제에도 우리는 관심이 없으며 이제 더는 여기에 집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