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1단계 무역합의...한국엔 파란불·빨간불 동시 신호

2020-01-16     박지민 기자
도널드
[매일일보 박지민 기자] 전 세계를 경기 침체 공포로 몰아넣었던 미국과 중국 간 무역 분쟁이 1차 합의점을 찾았다. 수출에 의존하는 한국 경제에 희소식이지만, 중국에 대한 미국의 수출량이 늘게 돼 일부 품목에서는 피해가 예상된다. AFP와 로이터를 비롯한 외신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중국 측 협상대표인 류허 중국 부총리는 1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미중 1단계 무역 합의안에 서명했다. 합의안에 따르면, 중국은 올해부터 내년까지 2년 동안 미국의 제조·에너지·농업 분야 상품과 서비스 구매를 최소 2000억 달러 이상 늘리기로 했다. 또 ‘지적재산권 보호를 위한 행동계획’을 한 달 내 미국에 제출하고, 중국 진출 기업들에 대한 기술이전 강제 행위를 시정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미국은 당초 계획했던 중국산 제품 1600억 달러에 대한 관세를 철회하고, 기존 관세 중 일부 제품에 대한 관세율도 낮추기로 했다. 양국은 미중 무역협상을 완전히 마무리하기 위한 2단계 협상을 곧바로 시작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합의에 대해 “우리의 노력은 양국 모두에 혜택을 가져올 합의를 생산했다. 이 거대하고 강력한 두 국가가 협력하도록 하는 것은 세계를 위해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류 부총리를 통해 “미중 합의는 세계를 위해서 좋다. 이번 합의는 미중이 대화를 통해 견해차를 해소하고 해법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했다. 양국 정상의 평가처럼 이번 1차 합의로 인해 그동안 세계 경제를 짓눌러온 먹구름이 상당 부분 해소될 전망이다. 중국과의 교역은 물론이고 중국을 통한 대미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 역시 마찬가지다. 이창용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태평양 담당 국장은 합의 도출 직전 열린 한국고등교육재단 특별강연에서 “한국 경제가 급작스럽게 많이 나아지진 않겠지만 1단계 합의 영향으로 바텀업(상승)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일부 품목에서는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 국장은 “중국이 미국에 대한 수입을 종전보다 두 배 이상 늘리면서 상대적으로 피해를 볼 수 있는 품목이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그는 대중국 수출비중이 높은 전자제품·플라스틱·기계 등을 우려 품목으로 꼽으며 이에 대한 사전 대비가 필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