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제2의 한강 기적 만들자”

‘창조’·‘행복’·‘희망’ 강조… 메시지 천명

2014-02-25     김영욱 기자

[매일일보] 박근혜 대통령의 취임사는 제2의 한강의 기적을 창조, 나라를 부흥시켜야 국민 모두가 행복할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담는데 주력했다.복지와 동반성장, 국민 개인의 삶의 질 등을 간과하지 않으면서도 성장의 고삐를 늦추지 않겠다는 의미다.박 대통령은 25일 취임사에서 ‘창조’라는 말은 10번이나 반복했다. 경제부흥에도 창조가, 국민행복과 문화부흥에도 창조가 자리했다.“과학기술과 IT산업이 함께하는 창조경제는 방향을 잃은 자본주의의 새로운 모델이 될 것이며, 세계 경제 위기를 극복하는 모범적인 해답이 될 것”이라는게 박 대통령의 설명이다. 세계적인 수준의 과학기술 강국을 만들고, 이들 과학기술이 사회와 경제 전 분야에 녹아흘러 한 차원 높은 나라를 창조하겠다는 것이다.새 정부 경제의 핵심 과제인 고용도 창조로 풀었다. 경제의 핵심으로 사람을 언급한 박 대통령은 “인재를 창의와 열정이 가득한 융합형 인재로 키워 미래 한국의 주축으로 삼겠다”고 강조했다.박 대통령의 창조는 경제와 고용, 복지를 넘어 문화에까지 적용된다. “인종과 언어, 이념과 관습을 넘어 하나가 되고, 새 시대 삶은 바꾸는” 박근혜 정부의 문화융성에는 새로운 창조 정신이 기본인 셈이다.박 대통령은 또 취임사에서 ‘행복’을 수 차례 반복했다. 국민 개개인의 행복을 국가의 힘 앞에 둠으로써 창조에 기반한 성장도 국민 개인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함 것임을 강조한 것이다.국정과제에서 후순위로 밀렸다는 평가를 받았던 경제민주화를 이날 취임사에서는 전면 배치한 것도 이 같은 맥락이다. 박 대통령은 “창조경제가 꽃을 피우려면 경제민주화가 이뤄져야 한다”며 “공정한 시장질서가 확립되야만, 국민 모두가 희망을 갖고 땀 흘려 일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국민이 행복해지면, 그 토대 위에 경제부흥을 이루고, 다시 국민이 행복한 제2의 한강의 기적을 이룰 것”이라며 성장의 지향점이 국민 행복임을 분명히 했다.국민 행복을 위한 구체적인 비전도 밝혔다. 아이를 낳고 기르는 것부터, 개인의 꿈을 이루는 교육, 국민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정의로운 방패가 되는 사회, 그리고 노후가 불안하지 않은 맞춤형 생애주기 복지정책의 완성을 약속했다. 안보에 방점을 찍은 대북 정책 역시 “국민의 생명과 대한민국의 안전을 위협받지 않는 국민의 행복”을 위한 것임을 강조했다.‘국민 행복’을 위한 국민들의 고통분담도 당부했다. “콩 한쪽도 나눠먹고 살고, 까치밥을 남겨두는 배려, 그리고 계와 품앗이라는 공유의 삶”을 강조한 박 대통령은 “국민들도 각자의 위치에서 자신 뿐만 아니라 공동의 이익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혔다.박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발전의 역사를 화두로 내세웠다. 취임사 제목부터 “희망의 새 시대를 열겠습니다” 였다.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이루고, 독일의 광산에서, 중동의 사막에서, 공장과 연구실, 그리고 최전방 전선에서 헌신해온 국민들의 힘이 지금까지의 ‘희망’을 만들었다면, 앞으로는 창조와 행복이 공존하는 ‘희망’의 새 나라를 만들겠다는 각오다.박근혜 정부의 5년을 제2의 한강의 기적을 만드는 희망의 새 시대를 향한 위대한 도전으로 요약하기도 했다. 제2의 한강의 기적은 국력을 국민 개인이 함께 향유하는 희망의 시대라는 것이다. 정부가 목표로 하는 경제 성장, 그리고 국민을 위한 복지의 최종 지향점이 ‘희망’이라는 의미다.특히 박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국민 모두가 행복해야 국가경쟁력도 높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국민 행복의 한 축이 중산층 복원이다. 박근혜 정부의 핵심 공약 중 하나는 ‘중산층 70%’ 달성이다.가계 부채와 하우스푸어 문제 해결을 통해 국민 모두가 행복한 나라를 만들겠다는 것이다.박 정부는 국정목표에서 중산층 복원을 통한 국민 행복을 위해 18조원 규모의 국민행복기금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국민행복기금은 한국자산관리공사 재원 1조8700억원으로 채권을 발행해 기금을 조성, 채무불이행자의 원금을 50%(기초생활수급자는 70%)까지 감면해 주고 나머지는 장기분할로 상환하게 해 준다는 개념이다.새 정부는 국민행복기금을 통한 구제 대상자를 1년 이상 장기연체 채무자로 한정한다는 방침이다. 단기 채무는 신용회복위원회를 통해 채무조정토록 할 방침이다. 또 기존 바꿔드림론보다 지원 대상 및 한도를 한시적으로 확대해 고금리 대출을 저금리로 전환해 주고, 장학재단과 금융회사의 학자금 대출 연체채권을 국민행복기금이 매입해 채무조정을 실시한다는 계획이다.아울러 금융권이 자체적으로 채무조정 등을 통해 채무자들의 상환 부담을 줄이도록 유도할 계획이다.새 정부는 또 금융소비자 보호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금융감독체계도 개편해 ‘금융소비자보호법’ 제정안을 조속히 처리키로 했다. 박 대통령이 취임사를 통해 “사회적 약자에게 법이 정의로운 방패가 되어 주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밝힌 원칙을 금융 분야에서도 확립하겠다는 것이다.중산층 복원의 한 축은 부동산 규제 완화를 통한 거래 활성화가 될 것으로 보인다. 주택경기 부진이 내수침체의 주된 원인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는 만큼, 거래 활성화를 통해 내수경기 부양의 기초를 다진다는 계획이다.박 대통령은 또 “창조경제는 사람이 핵심”이라며 경제 부흥을 위한 인재 양성의 중요성을 유독 강조했다. “이제 한 사람의 개인이 국가의 가치를 높이고,경제를 살려낼 수 있는 시대”라며 국내 인재들을 창의와 열정이 가득한 융합형 인재로 키워 미래 한국의 주축으로 삼겠다”고 밝혔다.박 대통령은 취임사의 경제 부흥과 국민 행복 두 분야에 걸쳐 교육 관련 정책 방향을 밝힘에 따라 앞으로 교육정책에 큰 변화가 올 것임을 예고했다.국가 미래를 위한 교육과 관련, 무엇보다 ‘창의교육’ 필요성을 역설했다. 천편일률적인 시험 위주의 경쟁에 매달리게 하는 교육정책으로는 국가의 미래가 없다는 점을 명확히 한 것이다.이에 따라 개인의 잠재력을 끌어올릴수 있는 다양한 교육방식이 도입되고, 능력중심 사회 구현을 위한 직무능력평가제도 도입에도 더욱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박 대통령은 “학벌과 스펙으로 모든 것이 결정되는 사회에서는 개인의 꿈과 끼가 클 수 없고, 희망도 자랄 수 없다”며 “개개인의 꿈과 끼가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우리 사회를 학벌위주에서 능력위주로 바꿔 가겠다”고 말했다.이는 당초 박대통령의 공약대로 능력중심 사회 구현을 위한 직무능력평가제를 도입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를 위해 채용하는 기관마다 학벌이나 스펙이 아닌 직무능력평가를 토대로 채용하는 한국형 인프라를 구축할 계획이다.박 대통령은 또 “교육을 통해 개인의 잠재된 능력을 최대한 끌어낼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고, 국민 개개인의 능력을 주춧돌로 삼아 국가가 발전하게 되는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교육과 일자리를 연계하기 위하여, 모든 직종에 요구되는 직무능력을 국가 차원에서 표준화하여 제시하는 한편, 고교 이후 직업교육을 직무능력표준을 활용한 일자리 중심 교육으로 전환하겠다는 의지를 재차 강조한 셈이다.박 대통령은 “개인의 능력이 사장되고, 창의성이 상실되는 천편일률적인 경쟁에만 매달려 있으면 우리의 미래도 얼어붙을 것”이라며 어릴 때부터 모든 학생들의 잠재력을 찾아내는 일이 국가 발전의 원동력이 될 것이라는 점도 역설했다.박 대통령의 이같은 희망에 대한 신념은 취임사 끝까지 이어졌다. 그는 “우리 국민 모두가 또 한 번 새로운 한강의 기적을 일으키는 기적의 주인공이 될 수 있도록 함께 힘을 합쳐 국민행복, 희망의 새 시대를 만들어 가자”며 약 15분간의 취임사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