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이제는 '프리미엄'이다

중국 등 경쟁국과 기술력 차이 근소...차별화 전략 시급

2013-02-26     김효인 기자

[매일일보 김효인 기자]  국내 기업들의 '프리미엄' 열풍이 거세다.

모바일, 디스플레이, 석유화학등을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서 해외 업체들의 저가 공세가 계속되면서 한국기업이 선도하던 시장의 점유율을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1년 4분기에 LG는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휴대폰 제조업체인 ZTE에 밀려 전세계 휴대폰 판매량이 4위로 밀려났다.

유화업계도 마찬가지다.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세계 최대 석유화학 시장인 중국에서 저가 원료를 기반으로 한 중동산 석유화학 제품의 중국시장 점유율은 2010년 37%에서 2012년 11월 기준 48%까지 상승하면서 국내 화학업체들을 위협하고 있다.

이에 위협을 느낀 국내 업체들은 이러한 저가제품에 대해 차별화 된 프리미엄 제품을 선보이며 정면승부에 나서고 있다.

이달 25일부터 나흘간 열리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2013 행사에서 삼성은 '갤럭시S4','갤럭시노트 8.0', LG는 '옵티머스F 시리즈','옵티머스 G프로'등의 프리미엄 제품을 선보이며 경쟁업체와의 차별화에 나섰다.

백색가전 분야에서도 삼성은 '프리미엄9000' 시리즈, LG는 시크릿 냉장고를 선보이며 저가보다는 고가의 프리미엄 신제품을 잇달아 출시하고 있다.

현대차도 해외시장서 자동차 판매가격을 올리며 프리미엄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기아차는 미국서 2014년형 쏘렌토를 출시하며 판매가를 기존 2만 3150달러~3만3400만 달러에서 2만4100~3만9700달러로 올렸다.

특히 올해 새로 출시한 쏘나타 하이브리드의 최고급 사양 가격(3만550달러)은 동급인 캠리 하이브리드(도요타) 최고급 모델보다 2880달러 비싼 가격을 기록했다.

화학업계도 글로벌 시장의 저가공세에 프리미엄 전략으로 대응하고 있다.

미국은 최근 셰일가스를 기반으로 한 저가 폴리염화비닐(PVC)를 중국 시장에 쏟아 놓고 있다. 중국의 미국산 PVC(폴리염화비닐) 수입 규모는 2007년 6만5712톤에서 지난해 11월 34만5639톤으로 5배 증가했다.

구자영 SK이노베이션 대표는 내년 상반기까지 인천공장에 1조6215억원 규모의 PX공장을 신설해 고기능·친환경 플라스틱 등 기술기반의 프리미엄 제품을 개발하겠다는 사업계획을 제시했다.

박진수 LG화학 사장도 프리미엄 제품으로 이러한 저가 공세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피력하는 등 화학업계에도 프리미엄 제품생산을 중심으로 한 투자 확대가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프리미엄 제품에 치우친 전략이 자칫 시장점유율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어 균형적인 발전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애플이 500달러 이상의 고가 제품을 고수하다가 최근 시장점유율이 하락하자 저가 아이폰 개발에 나선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전문가는 "프리미엄 제품을 중심으로 한 전략은 브랜드 가치를 올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시장점유율이 하락할 수 있는 부작용이 있다"며 "기업들은 프리미엄 제품군을 강화하면서 시장 점유율을 어떻게 유지해 나갈 것인가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